대참사, 그 이후…

어제 대구 지하철 참사로 많은 분들께서 생을 달리 하셨습니다.
정말로 청천병력 같은 일이지요. 고인이 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안타까운 것은 재난을 피할 수 있었던 사람들마저 희생되었다는 점…이겠지요. 화재사실을 미리 알면서도 다른 열차의 진입을 막지 않은 관제실의 행태, 어이없을 뿐입니다.

어쨌거나 이번 방화범은 절대로 용서할 수도, 용서 받을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놀부 심보로 수많은 사람들을 길동무 삼으려 하다니. 그 사람 탓에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까 걱정입니다. 여러모로 민폐예요.

대참사가 일어난 다음날인 오늘, 정말 사람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오늘 저녁 지하철을 타고가는데 교복을 입은 한 남학생이 부채를 지하철 문사이로 끼우더군요. 그걸 본 주변 사람들에게 싸늘한 분위기가 흐르면서…그 학생 옆에 있던 아저씨는 부채를 힘껏 뺀 후 지하철 문이 다시 열리니까 급기야 학생을 밖으로 밀쳐냈습니다. 학생이 도로 타려하니까 아예 끌어내고…역무원까지 달려오고… 주변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반응. 옆에 앉아계시던 아주머니 말씀하시길 “저거 똘아이 아냐? 위험한데…”

저같은 경우도 소화기 어디있나 한 번 더 보게되고, 비상 개폐장치가 어디 있나 확인하게 되던걸요. 왠지 불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