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즈 로스트 – 라일 루트

주인공의 가정교사인 라일 슬루만. 주인공을 무척이나 아끼지만, ‘기르카타르’에 어울리는 남자라는 스스로의 평가대로 극악무도한 사람입니다. 예전에는 이곳저곳을 정처없이 방랑하며 살았었지만, 결국 자신이 있을 곳은 고향인 기르카타르란 사실을 깨닫고 돌아왔다고 하지요. (옵션으로 스릴에 죽고사는 메르헨 취향의 겜블광까지 달고서…)

사이좋은 사제지간...?

현재는 매우 사이좋은 사제지간이지만 첫 만남부터 우호적인 것은 아니었네요. 가정교사를 쫓아내려고 기를 쓰는 주인공과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가정교사를 떠맡아야 하는 라일. 라일이 주인공에게 거침없이 ‘빌어먹을 꼬마’라 내뱉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린애는 싫다고 단언하는 라일이지만 로베르토나 주인공을 대하는 걸 보면 왠지 보모 같다는 느낌이 마구마구 샘솟네요. 주인공 주변에 달라붙는 변변치 않은 남자들을 쫓아내는 것도 그의 역할이라 생각하는지 다른 루트에서도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후보자 중 주인공에게 상처를 준 두 소꿉친구들을 특히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네요. 과거 주인공이 사귀었던 여행자를 쫓아냈던 것도 그였죠.

어쨌거나…저는 선생님을 열렬히 응원하겠습니다! 원하는 게 있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손에 넣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데다, 실제로도 그럴 능력이 있는 인물입니다만… 주인공에 대해서만은 초인적인 인내력을 발휘하는게 놀라워요. 결코 다른 캐릭터에 비해 독점욕과 소유욕이 뒤떨어지는건 아닌데… (이것이 어른의 관록?) 그 누구보다도 주인공의 의사를 존중하는 인물임에는 틀림없어요. ‘보통’이 되고 싶다는 주인공의 소망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건 아마도 라일 뿐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