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트

지난 주, 한밤 중에 볼만한게 없을까…하고 요리조리 채널을 돌리다 발견한게 이 드라마. 때마침 1편인데다 재밌어 보여 열심히 보았어요. 그 후 뒷편을 구해다 보았지요.

원작은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로 유명한 ‘아마기 세이마루’라는데… ‘김전일’을 생각하면 어째 그다지 구해보고 싶은 마음은 안생기네요…

칸나나시 경찰서 교통과에 근무하는 아야키 쿠루미 순경은 얼마 후면 결혼할 예비 신부. 달리는거 빼면 별반 잘하는 것 없는 그녀는 어느 날 오타구로 경부의 계략(?)에 의해 ‘A급 미해결 사건수사특별실(통칭 A별관)’에 배속된다. 그 곳의 실장인 히무로 경시는 우수한 엘리트 경관이었으나 과거 어떤 사건에 의한 트라우마로 인해 자기집 지하실에 틀어박혀있는 상태(덤으로 당연하다면 당연하게 성격도 차갑고 무뚝뚝). 히무로 경시는 앞으로 휴대폰을 통해 지시를 내릴테니 쿠루미에게 혼자서 현장조사에 착수할 것을 명하는데… 과연 쿠루미는 앞으로 잘 해나갈 수 있을런지…?

…라는 게 대강의 내용입니다. 쿠루미는 히무로 경시의 눈이 되어 사건현장을 조사 보고 하고 히무로 경시는 이를 토대로 판단하고 지시를 내리며 사건을 진행해 나갑니다.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을 연결해 주는 건 휴대폰이죠. 그래서 제목도 『리모트』인 모양이군요. 이런 수사방식은 안젤리나 졸리가 수사관으로 나왔던 ‘본 콜렉터’에서도 나왔지요(분위기는 전혀 딴판이지만…).

‘과거의 상처를 가진 차가운 남자’와 ‘어딘가 맹하고 발랄한 여자’란 조합은 꽤나 전형적이겠지만… 이런 커플이 티격태격하는 건 왠지 재미있어요. 그리고 경찰서 패밀리와 쿠루미의 약혼자 신고의 개그는 압권!! 매 사건마다 절규하는 신고가 좀 불쌍하기도 해요. 약혼자 잘못 만나 그게 무슨 고생인지, 원. 결국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그나저나 마지막에 히무로… 아무렇지도 않은거야!? 그렇게 태평한 태도라니.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건지, 아님 표정에 안드러나는건지… 이 인간, 과거의 연인 유카 때도 그렇고… 결혼이란 제도에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타입일지도 모르겠군요. 그래도 쿠루미와 함께 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게 된 것 같으니 많이 발전한 걸지도… (지하실을 벗어났어도 솔직해지려면 아직 멀은 듯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