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아이

개봉할 당시에 극장엔 안 갔고, 나중에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다운받은 후 방치 중이었는데… 조만간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러 갈 테니 감상해봤습니다.

그런데… 동영상 화면이 여기저기 깨지네요. 다운받을 때 잘못된 건지 뭔지… 이미 다운로드 기간 일주일은 한참 전에 지나서 다시 받을 수도 없고…orz

기후 이상 현상으로 비가 계속 이어지는 도쿄를 배경으로, 가출 소년 호다카와 날씨를 맑게 만들 수 있는 맑음 여자 히나의 보이 밋 걸 스토리입니다. 외딴섬에서 가출해 도쿄를 전전하던 호다카가 히나의 호의를 받고, 히나를 위기에서 구해주고, 서로 도와가며 친밀해지지만, 능력에 얽힌 진실을 알게 되고 이런저런 고난과 갈등에 빠지는… 세카이 계열 청춘 성장 로맨스물.

호다카의 총기 입수와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뭔가 좀 어이없고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몰입이 안 되네요. 단순 가출 소년을 공권력이 기를 쓰고 쫓아다니지는 않을 테니까, 호다카의 앞을 가로막는 극적인 방해 요소를 위한 장치이긴 할 텐데… 호다카 개인이 품은 문제도 아니고, 이야기의 근본적인 갈등과는 영 동떨어져 있잖아요. 아니, 그렇다고 해서 근본 갈등과 결부시켜 어린 여자아이를 제물 삼겠다고 사람들이 달려들기라도 하는 상황이면 그건 그것대로 기분 나쁘긴 하겠지만…;;

희생은 남이 강요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생각해서, 두 주인공의 선택이나 바뀐 환경을 받아들이고 나름대로 적응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쁘지 않았어요.

어쨌거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답게 영상미가 좋고, 전작 『너의 이름은.』의 등장인물들이 까메오 출연하니 은근히 반갑고, 조연들이 개성 있는 점이 좋더군요. 특히 나츠미가 엄청 시원시원한 성격이라… 매번 취업 실패의 고배를 마신 게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고양이 아메가 귀여움.

그나저나 날씨를 맑게 만드는데 단돈 3,400엔이라니 가격이 너무 싸게 책정된 듯. 이 능력은 부르는 게 값 아닌가요. 특히 비가 계속 이어지는 극 중 상황에서는… 당시에는 몰랐지만 시전자 히나의 안위를 담보로 한 능력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