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대륙 하나뿐인 세계. 그 대륙은 2개의 연방으로 나뉘어 오랜 시간 전쟁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 동쪽 연방에 사는 17세 동갑내기 소꿉친구인 빌과 앨리슨은 어느 날 마을 외곽에서 허풍쟁이 할아버지를 만나 ‘보물’에 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수상한 사람들이 나타나 두 사람 앞에서 그 노인을 유괴하지요. 이를 계기로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을 만큼의 가치가 있는 보물’을 둘러싼 빌과 앨리슨의 모험이 펼쳐지는데…!
『키노의 여행』에 이어 시구사와 케이이치와 쿠로보시 코하쿠 콤비가 호흡을 맞춘 작품입니다. 금발청안 말괄량이 아가씨 앨리슨에게 휘둘리는 얌전한 모범생 빌의 수난기예요.
공군 파일럿인 앨리슨은 모처럼 휴가를 받아 빌이 있는 방학 시즌의 상급학교에 놀러 옵니다. 오래간만에 재회해 주변을 돌아다니던 빌과 앨리슨은 어느 허풍쟁이 노인에게서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을 만큼의 가치가 있는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지요. 그 후 할아버지의 납치를 목격하고 무단으로 국경까지 넘어가는 무모한 아이 앨리슨과 그에 따르는 빌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빌은 온화하고 신중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제 몫을 해내는 녀석이라 제법 호감입니다. 속으론 빌을 좋아하면서도 시침 뚝 내색 안 하는 앨리슨과 앨리슨에게 휘둘리면서도 꿋꿋이 함께 하는 둔감한 빌. 이 소꿉친구 커플의 모습이 제법 귀엽습니다.
이 책의 세계관에서 동쪽의 로크셰와 서쪽의 스 베 이르는 서로 치를 떨며 으르렁거리는 앙숙인데, 로크셰 출신인 빌과 앨리슨은 스 베 이르 출신 망명자 무토 할머니가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자라서 적국인 스 베 이르에 대한 적의가 옅습니다. 무토 할머니에게서 배운 서쪽 표준어도 본토 사람 수준으로 말하고요. 앨리슨은 고아원에 들어오기 전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서쪽 표준어가 수준급이었습니다만… 중간에 앨리슨의 아버지에 대한 의문이 복선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무토 할머니의 바람처럼 그녀가 기른 빌과 앨리슨 같은 아이들은 양 연방 화해의 새싹이라 할 수 있겠죠. 실재로 빌과 앨리슨은 이번 이야기에서 전쟁 종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