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쿠와 치세: 세상을 배달하는 소년과 별장의 소녀

사용자 삽입 이미지양친의 이혼 이야기에 움츠러든 치세. 밝게 웃어보임으로써 무너질 것 같은 집안 공기를 가까스로 유지해 왔다. 그렇지만 사실은 세 사람이서 함께 있고 싶다고 솔직하게 울면 좋았을까… 신문 배달 아르바이트를 이어가는 리쿠. 어머니는 집을 비운 채 돌아오지 않아 생계를 위해 필요했다. 그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그런 바람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상황을 원망하지도 증오하지도 않지만, 지금까지 자신은 웃은 적이 있었을까──. 그런 두 사람이 만난다. 애절하고 섬세한 한 여름의 이야기.

『문학 소녀』시리즈로 유명한 노무라 미즈키와 타케오카 미호 콤비의 작품입니다. 잔잔하고 애틋한 분위기로 펼쳐지는, 어느 여름 날 이루어지는 짤막한 소년소녀의 보이 밋 걸 스토리입니다.

슬픈 상황에서도 웃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울지 못 하는 치세와 편모 슬하에서 방치에 가까운 상태로 살아와 웃는 법을 알지 못 하는 리쿠. 환경은 다르지만 불행한 가정사 때문에 남을 대하는데 서투르다는 공통점을 지닌 동갑내기 소년소녀가 서로 만나 교류하고 치유 받으며 한층 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치세와 리쿠의 시점이 번갈아 나오는데, 서로 무척이나 의식하면서도 쉽게 다가서지 못 하는 모습이나 상대방의 태도를 오해하고 착각하는 모습이 풋풋했어요. 리쿠와 치세가 마음속에 품은 갈등이나 감정 흐름이 참 섬세하게 묘사됩니다.

치세가 휴대폰을 가지고 있기는 한데, 편지를 즐겨 쓰고 친구가 엽서를 보내오며 신문을 구독해 읽는 모습 등 작품 전체적으로 깔린 분위기와 정서는 복고풍이네요. 아마도 시대 배경은 휴대폰이 보급되기는 했어도 스마트폰이 나오지 않았을 때 쯤일 듯. 이 작품은 작가의 예전 작품인 『우사코이』를 쓸 당시 기획했다고 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노무라 미즈키 작품은 『Bad! Daddy』만 읽고 그후 손 대지 않았네요. 어서 다른 책도 읽어 봐야겠습니다. 다른 작품에 이 작품의 설정을 가져다 썼다는 부분도 관심이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