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바나의 해적들 -신부는 회오리바람에 빼앗긴다-

어엿한 해적이 되고자 여행 중인 쟈리스와 동료들은 어느 날 갑자기, 해적의 상징인 깃발을 도난당하고 말았다! 깃발을 되찾으려고 코스탈항으로 향한 쟈리스 앞에 나타난 것은 그녀에게 열렬히 구혼 중인 타바란국의 황자 쿠아이. 쿠아이 황자는 쟈리스에게 다짜고짜 대륙최속선결정전에 출전해 쟈리스가 지게 되면 당장 결혼하자는 조건을 내겁니다. 깃발의 행방과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쟈리스는 쿠아이 황자와 승부를 가릴 처지에 놓이게 되는데…

대인기 아라비안 해적 판타지를 표방하는『아라바나의 해적들』 제3권입니다. 그동안 역하렘이란 문구로 독자들을 낚아온 것이 내심 찔렸는지, 이번 권에는 그 문구가 싹 사라졌네요. 사실 2권까지 본 후 그만 읽을까 싶기도 했는데, 전부터 여러 번 언급된 타바란국의 황자님이 등장하는 모양이라 한 번 어떤 인물인지 봐볼까 하는 마음에 스르륵… 여전히 예쁜 일러스트도 구매에 한몫했지만요.

뭐, 그래도 연애도는 대폭 상승했습니다. 쟈리스에게 맹렬히 프로포즈해대는 황자님은 물론이거니와 코다트도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게 되었고, 전부터 쟈리스의 뒤치다꺼리를 도맡아온 샤르마가 품고 있는 마음이야 더 말할 것도 없겠고… 쟈리스의 삼촌뻘인 낫실도 연애 전선에 참가할 기미가 보이고 말이죠. 낫실이야 쟈리스에게서 옛사랑의 모습을 보는데다, 쟈리스의 보호자적 입장이라 직접 연애 전선에 뛰어들진 않을 것 같습니다만.

이번에 새로 등장한 황자는 상당히 억지스러운데다 느끼하지만 빈틈없는 인물이네요. 뭐든지 자기 좋을대로 해석하는 마이 페이스인 탓에 쟈리스 일행은 엄청 답답해 하지만요. 쟈리스와 관련된 일에는 온갖 바보짓을 해대지만 다른 땐 별로 그렇지 않은 모양. 다른 캐릭터들과는 달리 추진력이 좋은 덕분에 주변 캐릭터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연애도 상승에 큰 기여를 한 것 같은 느낌이네요. 그래봤자 소설 자체의 분위기 탓인지 그다지 달짝지근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야기의 흐름상 역시 메인은 코다트라는 느낌인데… 코다트는 자신의 감정을 깨달았어도 그걸 제대로 표현 못하고 헛돌고만 있고, 둔감한 쟈리스는 아직 연애쪽에는 자각이 없는 상태. 그리고 쟈리스 곁에는 샤르마가 눈에 불을 켜고 있으니 은근히 샤르마에게 눌려 사는 코다트의 앞길은 아직 험난하기만 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