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폰이치 소프트웨어에서 내놓은 공포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일본에서는 PS VITA와 PS3와 PS4판이 발매되었고, 그 중 PS VITA와 PS4판이 한국어 정발판으로 나왔습니다. 전작은 PS VITA와 PS3판이 발매되었고, PS VITA판만 한국어 정발판이 나왔었네요.
도시 괴담을 바탕으로 한 기이한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총 5화+세나 편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형식 구성입니다. 각 화마다 괴이한 사건이 일어나면 조사에 착수해서 어떤 방향으로 수사할 지 방향을 잡은 후, 그 결정에 따라 과학 루트와 오컬트 루트로 갈라지게 됩니다.
수사 과정에서 특정 선택지를 고를 때 커리지 포인트가 필요하고, 거짓말을 이용해 상대의 진실을 캐내는 라이어즈 아트를 통해 사건의 중요 인물에게서 정보를 얻어내고 커리지 포인트를 보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화 마지막에 수사 결과 내용을 토대로 사건 인과 관계를 규명하는 추리 로직을 통해 사건에 대한 추리와 정리를 하게 됩니다.
공포스럽고 진지한 분위기로만 진행되는 건 아니고, 중간중간 가벼운 개그도 곧잘 나오네요. 그 외에 사키의 파트너인 세나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먹방 순례도 꽤 인상적입니다. 경찰+양아치+쑥맥+잘 나가던 폭주족+오컬트 마니아+식도락가+부잣집 도련님이라는 기묘한 조합으로 똘똘 뭉친 세나의 캐릭터성이 참 특이하네요.
일본에서 기존 시리즈의 특색을 무너뜨린 망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전작의 혹평 때문인지, 이번 작에서는 원점 회귀를 내세우며 구 시리즈의 특색이나 시스템을 가져왔다는 모양입니다.
사건을 되집으며 수사 방향을 정하는 셀프 퀘스천이나 어느 관점에서 수사하느냐에 따라 갈리는 과학 루트와 오컬트 루트는 구작의 특색이었던 모양이네요. 그런데 말이 과학 루트고 오컬트 루트지, 과학 수사를 펼친다고 해서 기이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밝혀내는 건 절대 아닙니다. 사건 자체는 과학으로 규명할 수 없는 괴이 현상인지라…
구 시리즈나 전작을 몰라도 플레이하는데 크게 지장은 없지만… 사키가 전작 블라인드 사건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겼다는 걸 여러 번 강조하는 데다, 언뜻언뜻 이전 작 관련 인물이 언급되거나 연관 고리가 보이기도 해서 구작과 전작을 한 번 해봐야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 전작은 루트 분기에 따라 캐릭터 성격이나 인과관계가 들쭉날쭉 바뀐다 그래서 좀 꺼려지네요. 전 밑바탕이 되는 설정과 전개는 일관성이 있는 걸 좋아하는데.
국내에서는 악평을 많이 받은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꽤 나쁘지 않게 플레이했습니다(단, 4화만 빼고…). 전작과 이번 작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평가가 정반대라는 게 특이하네요. 구작 시리즈 팬층의 유무나 공포물에 대한 정서적 차이 때문이려나요? 본격 추리물일 거라는 기대를 접고 도시 괴담에 얽힌 기이한 사건 이야기라 생각하고 접하면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다른 이야기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안드로메다를 향해 질주하는 것만 같은 4화 때문에 짜게 식었음… 대체 도청 로봇이 다 무엇인가… 4화의 강렬한 기억 때문에 리세의 능력과 데자뷰에 대한 설명 토대가 마련됐다고는 하지만… 데자뷰로 남을 만한 강렬한 기억이란 게 꼭 그런 황당하고 허무맹랑하고 맥빠지는 이야기여야만 했나 싶어 좀 아쉽네요. 차라리 본편과 상관 없는 외전이었다면 개그로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나저나 나중에 구 하야리가미 3부작과 『신 하야리가미』를 한 번 플레이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신 하야리가미』는 비타판을 할지 모바일판을 할지 고민 중인데, 정발된 모바일판은 시나리오 별로 분할되어 나오는 모양이더군요. 얼마 전에 블라인드맨 편이 출시되었고 차례차례 다른 시나리오를 출시할 예정이라는 듯… 설정상 블라인드맨 편이 정사인 모양인데 블라인드맨 편만 하고 접으려면 모바일판이 나은 선택일 것 같기도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