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미널 걸즈 INVITATION

시급 3천엔 알바 자리에 지원한 주인공은 낯선 곳에서 뜬금없는 상황과 맞딱드리게 됩니다. 주인공이 맡게된 알바는 지옥의 탑에 모인 일곱 명의 소녀를 교화시켜 이끄는 지도 교관. 일곱 명의 소녀는 죄를 저지르기 전에 목숨을 잃은 ‘반죄인’으로, 탑 정상까지 오르며 준비된 갱생 프로그램을 마치면 다시 현세로 환생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소녀들은 각자 개성이 풍부한 문제아들. 과연 주인공은 무사히 소녀들을 이끌 수 있을는지…?

 

니폰이치 소프트웨어에서 내놓은 게임입니다. 처음에 PSP판이 먼저 나왔고, 후에 PS VITA판으로 추가요소를 더한 파워업판으로 나온 게 이 작품이네요. 이 작품은 비한글화 정발이 되었고, 후속작인 『크리미널 걸즈 2』는 한글화 정발이 되었습니다.

Vita판 추가 요소는 히메카미와 미우를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추가하고, 신규 시나리오를 추가 하고, Live 2D 기술을 적용하고 터치 조작을 도입해 체벌 시스템을 대폭 강화한 것인 모양입니다.

게임은 탑 꼭대기를 목표로 일곱 명의 소녀들을 체벌해서 능력을 계발하고, 4인 파티를 짜서 크리미널과 전투를 벌이며 진행됩니다. 전투 파트에서는 소녀들이 제각각 자신이 얻은 능력을 바탕으로 무엇을 할지 한 가지씩 제안을 하는데 이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각 턴마다 아이템 사용이나 멤버 교체도 한 번씩 할 수 있어요. 체벌로 얻은 기술을 기본으로, 보물상자에서 얻은 키즈나 어택으로 두 캐릭터가 연개해서 공격하기도 합니다. 이 때 캐릭터들이 마음에 드는 기술을 내놓지 않아 답답할 때도 있습니다만(전투 멤버를 교체하면 제안이 바뀌기도 하고, 특정 아이템을 통해서 바꿀 수도 있기는 함), 전투 시스템이 나름대로 직관적이고 재미있어서 좋았네요.

아마도 이 게임의 가장 큰 세일즈 포인트는 체벌. 17세 이상 대상인 D등급(국내 정발판은 청소년 이용 불가 판정)을 받았을 만큼 체벌 시스템 수위가 높은 편입니다. 소녀들에게 이런저런 체벌을 하며 악한 적을 물리쳐 착한 아이로 만든다는데… 사실 뭐, 야시시한 시추에이션을 위해 갖다 붙인 거죠. 처음엔 싫어하던 소녀들이 후반에 길들여지는 모습이 좀 꽁기꽁기한 기분…

하여간 반복적으로 체벌을 가해서 기술을 습득시키는데 이 과정이 솔직히 좀 귀찮아요. 어느 정도 체벌을 해서 기술을 습득하면 걸즈 오더 이벤트가 일어납니다. 이때 소녀의 부탁을 들어주면 소비 MP가 줄어들거나 체벌에 소요되는 OP가 줄어드는 등 이런저럭 혜택을 받게 됩니다.

후반부에는 각 소녀들이 자신의 죄와 마주하게 되고 이를 극복한 뒤, 과거에 지옥의 환생 시스템 때문에 벌어진 비극에 대해 알게 되고, 이 때문에 희생당한 인물과 맞서게 됩니다. 막바지에는 기사화할 캐릭터를 하나 고른 후 보스를 타도해 해당 캐릭터와 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각 캐릭터 엔딩을 보기 위해서 같은 과정을 일곱 번 반복해야 함. 한 번 엔딩을 본 후 데이터를 저장하면 그 세이브 파일을 통해 히메카미와 미우를 영입하는 추가 루트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 추가 루트에서 엔딩을 본 다음 특정 커맨드를 입력하면 숨겨진 던전에 들어갈 수 있네요.

그나저나 환생 시스템은 도대체 어떻게 되어 먹었는지 조금 의문입니다. 주인공은 알바로 교관일을 맡긴 했어도 명백히 현세에 살아 있는 인물인데, 어떻게 되날아난 소녀들과 같은 시간대에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걸까요? 여기서 환생 시스템은 죽고 나서 다른 생명으로 되살아 나는 게 아니라 그저 죽게 되는 상황 자체가 무효 취급 되는 걸까요…? 하긴 환생 시스템을 위해 아무 죄 없는 착한 아이를 끌고 와서 생고생시킨 후 뒷수습 안 하는 지옥의 꼬락서니를 보니, 멀쩡한 알바생의 현생도 백지화시켜서 다시 환생시킬 가능성 역시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체벌 시스템을 빼면 왕도 RPG스러운 내용인데 그럭저럭 즐길만 했어요. 그런데 게임 자체의 문제인지, 다운로드 설치가 꼬인 건지 플레이하다가 에러가 자주 나서 짜증났네요. 뻑하면 먹통이 돼서 여러번 다시 실행했고, 그것도 모자라 막바지에는 세이브 파일도 날아갔음. 다행히 백업해 놓은 게 있어서 살았습니다. 보스 다 물리쳐 놓고 에러난 게 여러 번이라서 또 깨느라 짜증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