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에서 내놓은 여성향 게임『노래의☆왕자님♪』의 볼륨업 리메이크 판입니다. 처음 오리지널 판이 발매했을 때는 반응이 시큰둥했던 모양이지만, 이후 애니메이션의 성공으로 원작 게임이 주목받자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 다시 리메이크판이 나온 모양이에요.
- 게임의 개요
게임의 목적은 작곡가를 꿈꾸며 사오토메 학원에 입학한 하루카가 1년간 학원 생활을 보내며 파트너와 함께 오디션 우승하는 것입니다. 파트너랑 주변 학우들과 이런저런 생활을 보내며 교우를 다지고, 학원 과정을 전기와 후기로 나눠 다달이 시험도 치르지요. 달마다 치르는 시험이 미니 게임 형식인데 그 내용은 리듬게임, 학력테스트, 가사테스트, 연주시험 등이에요.
여성향 연애 게임이니만큼 당연히 하루카와 파트너 사이에 사랑 이야기도 펼쳐지는데… 사오토메 학원에는 절대적인 규칙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연애금지령입니다. 아이돌은 만인의 연인, 따라서 특정 상대와 사귀어서는 안 된다는 학원장의 방침에 따라 연애하다 들키면 곧바로 퇴학입니다. 하루카는 파트너와 차차 연애 감정을 싹 틔우며 현실의 벽에 부딪혀 갈등하게 되지요.
공략 대상은 A클래스의 잇토키 오토야, 히지리카와 마사토, 시노미야 나츠키와 S클래스의 이치노세 토키야, 진구지 렌, 쿠르스 쇼와 히든 캐릭터 아이지마 세실까지 총 7명. 처음에는 A클래스만 공략할 수 있고 A클래스 공략 후 S클래스의 해당 라이벌 캐릭터 루트가 열립니다. A클래스와 S클래스를 다 공략한 뒤 히든 캐릭터 루트가 열리고요.
공통루트 없이 게임 시작서부터 파트너를 결정합니다. 호감도 및 음악도가 50% 이하일 때 우정엔딩, 50~80% 사이가 연애 엔딩, 80% 이상이면 대연애 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배드 엔딩 같은 건 없네요. 한 번 플레이한 부분은 달마다 따로 플레이할 수 있어 수치 맞춰 공략하기 편해요.
- 잇토키 오토야 & 이치노세 토키야
밝고 솔직한 열혈소년 잇토키 오토야와 이지적이고 쿨한 청년 이치노세 토키야. 두 사람의 노래 성향을 비교해보자면 오토야는 미숙하지만 감정이 듬뿍 묻어나고, 토키야는 기술적으로 완벽하지만 무미건조합니다. 두 사람 모두 서로의 장점을 굉장히 의식하고 신경 쓰지요.
오토야와 토키야 루트의 핵심은 꿈을 향한 강한 갈망과 사랑에 대한 대처 자세. 성격과 성향이 정반대인 두 사람은 사랑의 역경을 헤쳐나가는 자세 또한 극과 극입니다. 오토야는 연애금지령에 정면으로 대항해 하루카와 공식 연인 선언을 하고 이를 정식으로 인정받으려 하고, 토키야는 무모하게 나서다 무너지느니 꿈을 이루기 위해 연애 감정을 덮어버리려 하지요. 결국 오토야는 공식적으로, 토키야는 비공식적으로 인정받아 하루카와 맺어집니다.
정황을 보아 하면 오토야는 사오토메 학원장의 숨겨진 자식인 듯하네요. 아이돌이라는 제약 때문에 사랑도 잃고 자식도 떳떳이 인정 못 하고… 토키야는 비록 사오토메 학원장과 혈연관계는 없지만 학원장 본인의 과거 모습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인지 신경 써 주는 모양이고요.
그나저나 하루카의 우상인 아이돌 스타 HAYATO의 하이텐션이 참 부담스럽네요. 토키야와 온도 차가 엄청나다…! 토키야랑 HAYATO를 섞어서 반으로 나누면 딱 이상적이겠지만… 때때로 토키야가 HAYATO인척하고 하루카의 마음을 떠보거나 진심을 내비치는 모습이 귀엽다면 귀엽네요.
- 히지리카와 마사토 & 진구지 렌
히지리카와 재벌의 후계자 히지리카와 마사토와 진구지 재벌의 삼남 진구지 렌. 두 사람은 일본 재계에서 쌍벽을 이루는 가문에서 태어나 자란 도련님들입니다. 다만 같은 재벌가 출신이라도 입장은 매우 달라서 마사토는 가문의 정식 후계자로 집안의 기대와 의무를 한몸에 짊어진 반면 렌은 삼남으로 태어나 집안에 필요 없는 존재로 소외 받으며 자라왔습니다. 마사토는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책무가 부담스러워 벗어나고 싶은데, 렌은 자신이 누릴 수 없었던 모든 것을 다 지니고 있으면서도 이를 거부하는 마사토가 증오스러웠나 봅니다.
두 사람 루트는 집안 문제가 갈등의 핵심을 이루네요. 마사토와 렌은 집안에서의 입지도 다르지만 성격도 참 달라요. 예의 바르고 고지식한 마사토와 자유분방하고 거칠 것이 없는 렌의 모습은 크게 대비됩니다. 이성을 대하는 자세도 참 다르고요. 마사토는 이성에 면역이 없어 하루카를 앞에 두고 쩔쩔 매는데, 렌은 여러 여자와 놀아나는 바람둥이라 편력이 참 화려합니다. 솔직히 렌 같은 바람둥이 캐릭터는 취향 아니에요. 특히 렌 루트 탈 때 하루카를 대하는 꼬락서니가 영… 렌은 차라리 다른 루트에서 친구 관계로 지내는 편이 훨씬 호감 가네요.
- 시노미야 나츠키 & 쿠루스 쇼
느긋하고 온화한 성격의 시노미야 나츠키와 활발하고 남자다운 성격의 쿠루스 쇼. 나츠키는 작고 귀여운 것에 사족을 못 쓰고 쇼는 작은 키에 귀여운 외모가 컴플렉스입니다. 다른 라이벌들과는 달리 처음부터 사이가 친밀한 편이랄까요…? 나츠키가 쇼에게 달라붙으면 쇼가 질색하지만 내치지도 않는 그런 관계. 쇼는 바이올린을 배우던 어린 시절부터 나츠키를 알았다고 하네요. 나츠키는 천재적 음악 재능을 타고났지만 본인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 바이올린을 접었고, 렌은 나츠키의 압도적인 재능에 좌절해 바이올린을 그만뒀다고 합니다.
나츠키는 무척이나 기질이 섬세하고 예민한데 과거에 상처받은 일 때문에 사츠키라는 또 다른 인격이 생겼고, 쇼는 겉으로 보기에 매우 활동적이고 활발한데 어린 시절부터 심장병이라는 폭탄을 안고 있습니다. 나츠키를 보호하려고 눈에 불을 켜는 사츠키와, 마찬가지로 쇼를 위해서 바둥대는 쇼의 쌍둥이 동생 카오루가 인상적이었어요. 양쪽 루트 모두 하루카가 두 사람을 아끼고 지키려는 이들에게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게 공통점이겠네요.
- 아이지마 세실 + 기타 잡담
앞서 6명의 파트너 엔딩을 보면 공략할 수 있는 히든 캐릭터입니다. 캐릭터 루트마다 뜬금없이 나타나 하루카에게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훌쩍 사라지는 세실. 그 정체는 바로 음악의 신 뮤즈를 섬기는 나라 아그나팔레스의 왕자님이었습니다. 왕위 다툼 때문에 저주에 걸려 고양이가 되어버린 후 일본으로 오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하루카가 고양이가 된 그를 거둬들여 쿠플이란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처음부터 하루카에게 반했는지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세실.
사오토메 학원장이 잘못해서 불러들인 사탄을 무찌르고 전 세계의 음악을 되찾자…라는 게 세실 루트의 내용입니다. 하루카에게는 사탄을 봉인한 뮤즈의 힘이 깃들어 있는데, 사탄의 저주를 받아 하루가 한 달이 되어버린 상태. 졸업하기 전에 어떡해서든 사탄을 물리치려 다짐하는 하루카와 세실 앞에 이런저런 고난이 펼쳐지는데… 이런 급박한 상황인데도 날마다 착실히 테스트 치르는 성실한 하루카 양의 모습에 뜨악했어요. 시간도 촉박한데 이래도 되나 싶더라고요.
보아하니 세실은 오토야의 동복동생 같네요. 사오토메 학원장이 세실을 유난히 마음에 들어 하는 건, 음악적 재능도 있지만 첫사랑을 꼭 빼닮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 마음이… 그나저나 아그나팔레스는 외지인을 배척한다고 그래놓고 대연애 엔딩보면 하루카를 참 잘 받아들이네요. 아무리 하루카가 뮤즈가 강림한 무녀라고는 해도 역시 종교의 힘은 모든 것을 뛰어넘는 것인가…?!
주인공 하루카는 뛰어난 음악성을 타고난 천재인데, 어딘가 나사가 빠졌다고 할지… 대인관계에 서투른데다 독특한 감성을 지닌 소녀입니다. 단순히 소극적인 성격만 문제가 아니라 보통 사람과는 미묘하게 어긋나는 사고방식 때문에 그동안 외톨이 였을 것 같아요. 자기만의 세계가 확고하달까…? 천연 계열? 어쨌거나 공략 캐릭터 중 누구랑 파트너가 되어도 우승을 거머쥐는 무서운 아이… 그 무시무시한 재능만큼은 모든 사람이 하나 같이 인정하더군요.
그런데 하루카 가족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하네요. 하루카에게 가족이 있긴 한가 본데, 구체적으로 언급된 적이 없어서… 다른 등장인물 가족들은 종종 등장하는데 하루카 가족은 코빼기도 안 보여요. 학교에도 안 오고, 오디션에도 안 오고, 외국에 가도 별말 없고. 하루카 역시 방학 때 딱히 집에도 안 가고, 학원 들어오기 전에도 집에서 혼자 지낸 분위기. 무슨 특수한 가정사라도 숨겨져 있는 걸까요? 지독한 자유방임주의?! 학비 비싸다는 사오토메 학원에 별 지장 없이 다니는 것도 그렇고, 자기 방에 그랜드 피아노를 둘 정도면 집안은 꽤 부유할 것 같은데…
히든 캐릭터 루트가 안드로메다로 간다는 얘기는 얼핏 들었는데, 게임이 전체적으로 깨는 분위기네요. 다들 진지하게 황당한 짓을 해대니 처음에는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모든 기행의 정점에 서 있는 사오토메 학원장은 물론이요, 다들 닭살 돋는 행동을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해대니…
현재 관련 작품으로 A클래스+α 팬디스크 『노래의☆왕자님♪ Amazing Aria』와 S클래스+α 팬디스크 『노래의☆왕자님♪ Sweet Serenade』, 시리즈에 나온 음악 게임을 하나로 묶어 놓은 『노래의☆왕자님♪ MUSIC』이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5월에 본편 뒷이야기를 다룬 정식 후속작 『노래의☆왕자님♪ Debut』가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엄청나게 흥하긴 했나 보네요.
애니에서는 하루카 가족은 할머니만 나오더라구.. ㅇ_ㅇ
게임에서 하루카 할머니 얘기는 없었던 것 같은데…
사실 하루카 가족사 자체가 거의 안 나왔지만.
이참에 애니메이션도 볼까 생각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