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 오리진

어느덧 20주년을 맞이한, 팔콤사의 대표작 이스 시리즈의 최신작 「이스 오리진」을 클리어했습니다. 무대는 아돌이 에스테리아 땅을 밟기 약 700년 전 다암의 탑. 과연 그 때 이스와 여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에 당연히 아돌의 등장은 없습니다. 시리즈 최초로 아돌이 주인공이 아니란 사실이 약간 어색하더군요. (아돌없는 이스를 상상한 적이 없는 터라…)

이번 주인공인 유고와 유니카

또다른 주인공 토르

그리고 악역들

이번 오리진의 주인공은 견습기사 유니카 토바와 천재마도사 유고 팩트. 두사람의 이야기를 클리어하면 제3의 주인공인 토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실 세 주인공의 시점이 서로 맞물려 커다란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서 좀 실망. 기본이 되는 설정은 같지만, 세사람의 이야기는 공존할 수 없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은 같지만 진행하는 캐릭터에 따라 전개에 차이가 나더군요. 탑을 종횡무진하는 주인공들을 보니 왠지「브랜디쉬4」가 떠오르네요.

홀로 마물 사이를 누비던 아돌과는 달리, 이번에는 비록 큰 도움은 안되지만 함께 탑 정상을 향하는 동료들이 있어 마음든든. 여신수색대는 토르루트에서 정말이지 맹활약을 하더군요. 그런데 맨처음 유니카편부터 클리어하고 유고편을 접한 뒤 깜짝 놀랐습니다. 유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잖아…;; 유니카편에서는 제법 협조도 잘 하더니 유고편에서는 완전 까칠! 유니카는 모든 루트에서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유고는 왜이러는지… 유니카편과의 갭의 너무 커요!

익숙한 아이템과 보스 등 전작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여러가지 요소들은 꽤 즐거운데, 같은 탑을 세 번이나 올라야 한다는 사실이 좀 지겹습니다. (이미 한 번 지나갔던 길이라 진행이 빠르긴 하지만, 그래도 그걸 세 번이나 반복해야 하는 것인가…) 그래도 캐릭터 별로 진행이 약간 다른 부분이 있어 재미있네요. 특히 악마의 회랑에서 세 사람 각각의 진행 패턴이 인상적.


유니카와 유고가 주인공이라고는 하지만 오리진의 진정한 주인공은 역시 토르. 토르편이야말로 트루 루트라는 느낌입니다. 이래저래 복잡한 팩트가… 팩트가의 업보는 700년전부터 시작된 것이었군요. 지상에 남겨진 희망은 700년 후 붉은 머리의 검사가 이어받게 되겠지요. 그나저나 유고군의 앞날엔 파란만장한 삼각관계가 전개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