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디쉬 ~다크 레버넌트~

위대한 드래곤의 수호를 받던 소국 비톨은 거대한 탑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된 활기찬 왕국이었다. 오랫동안 이어진 긴 번영은 사심을 싹 틔우고, 당시 왕이었던 비스탈은 야망에 췹싸여 수호신인 드래곤의 힘에 눈독 들인다. 그러나 긴 사투 끝에 드래곤을 쓰러뜨린 왕과 왕국은 땅속 깊은 곳에 묻혀 드래곤의 끝없는 저주에 시달리게 된다. 그로부터 천 년 후, 방랑검사 아레스와 그를 쫓는 여마도사 도라가 저주받은 왕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팔콤의 고전 게임 『브랜디쉬』를 PSP판으로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장르는 리얼 타임 액션 RPG. 플레이어는 아레스를 조작하여 이런저런 트랩과 퍼즐을 풀며 지상으로 올라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던전을 헤매는 와중 저주받은 왕국의 백성이나 재보를 노리고 지하왕국으로 찾아든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한없이 아레스를 쫓아다니며 푼수 짓 하는 도라를 만나 짤막한 이벤트가 펼쳐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레스 홀로 수많은 난관을 헤쳐 나아가야 합니다.

트랩과 퍼즐은 조금 까다롭긴 해도, 검과 마법과 아이템을 적절히 사용하고 체력이 떨어졌을 때에는 휴식 커맨드를 잘 활용해, 차분히 돌파하면 그리 큰 문제는 없습니다. 던전을 탐색하면 자동으로 맵이 작성되니 편리해요. 플레이어가 직접 맵을 수정할 수도 있고요. 아이템 소지량과 아이템 자체 사용횟수가 정해져 있어 좀 신경 쓰이기는 합니다. 그리고 휴식을 취하면 무방비 상태라 적에게 얻어터지면 골로 가기 십상이니 꼭 안전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하고…

이거 완전 M게임 맞아요. 알게 모르게 이런저런 트랩에 걸려 고생하는 건 물론이요, 맵 완성을 위해 알면서도 스스로 트랩에 몸을 던지는 순간마다 점점 M으로 물들어가는 느낌이…;; 게임 자체가 좀 답답한 느낌이 있기는 해도 재미있습니다. 그래픽과 시스템이 개선되었고 PSP 조작 배치도 잘해놔서 플레이 자체는 제법 쾌적했던 듯하네요. 아레스 편 후반부에 나오는 카지노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카드 게임 블레이드도 은근히 재미있었습니다.

아레스 편을 마치고 엔딩을 본 뒤 그 클리어 데이터를 로드하면 도라 편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도라 편은 아레스 편이랑 맞물리는 것이 아니라 번외편 격 이야기네요. 맵 역시 아레스 편에서는 등장하지 않은 곳이고… 하긴, 이미 한번 돌파한 맵을 다시 플레이하라면 지겨울 것 같긴 하네요. 아레스 편은 그리 어렵지 않았건만, 도라 편은 난이도 급상승해 혈압 오르게 합니다. 왜 이리 짜증 나는 트랩이 널려 있는지 원… 어찌어찌 돌파해서 끝을 보긴 했습니다만…

후속작도 리메이크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이 작품 나온 지 꽤 지났지만 안 나왔고 앞으로도 그럴 기미는 영 안 보이네요. 요즘 팔콤이 『이스』랑 『영웅전설』 시리즈에 올인하는 분위기라… 이제 팔콤은 PSP는 접고 PS VITA 소프트 내놓는 모양인데, 『이스 ~셀세타의 수해~』 PV보고 뜨악했습니다. 아니, 뜬금없이 아돌이 기억상실이라니…! 그런 설정 없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