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애니송 페스티벌

한국판 뉴타입 창간 10주년 기념으로 열린 한일 애니송 페스티벌에 다녀왔습니다. 전제적인 감상이야 다른 분들이 많이 쓰실 거고, 전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본 부분만 간단히 끄적끄적.

「마크로스F」에 참여한 이후 쭉쭉 주가를 올리고 있는 May’n. May’n을 기대하고 공연 보러오신 분들도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그 중 한 명이 삼끼 양.) May’n은 곧 무도관 라이브 예정이 잡혀 있다는군요. “쭉쭉빵빵 May’n”이 인상적이었네요. 무대 매너도 좋고… 분위기 띄우는데 뭔가 있는 것 같네요.

스페셜 게스트에 이와오 준코. 최근에는 활동하는 걸 못 본 것 같지만(삼끼 양 왈, 요즘엔 충분히 마이너…), 어쨌거나 여전히 곱고 부드러운 음색이 좋더군요. 예전에 한국 공연이 좌절된 게 아쉬웠는데, 이렇게나마 한국 무대에 섰으니 본인도 감개무량할 것 같아요. 대표곡인 『스칼렛』이 흘러나오자 쓰러지는 남성팬 분들이 몇몇 있었던 듯. 두 번째 곡은 보사노바풍 『ETERNAL BLAZE』. 원곡은 미즈키 나나의 노래입니다만, 인기 애니송을 보사노바풍으로 어레인지한 이와오 준코의 애니송 커버 앨범 「anime on bossa」에 수록된 적이 있었지요. 근데 통역사가 이와오 준코의 말을 오역을 해서 미즈키 나나와 같이 앨범을 냈다고 말하더군요. 이건 그 노래나 앨범을 알고 모르고를 떠나 통역사가 말 자체를 잘못 알아들은 모양. 마지막 곡 『손안의 우주』도 간만에 들으니 반갑더군요.

마지막을 장식한 건 타카하시 요코였습니다. 역시 에반게리온의 지명도 때문인지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것 같아요. 역시 에바의 인기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인가… 『잔혹한 천사의 테제』야 두 말 할 것 없이 유명한 곡이고…『혼의 루프랑』은 꽤 좋아하는 곡이라 생으로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파워풀한 가창력 최고!

비싼 값 하는지 좌석 위치나 시야는 좋았습니다. 당시 저는 하루 종일 쫄쫄 굶은지라 살짝 헤롱헤롱한 상태였는데… 옆에 분이 활활 타오르시는지 공연내내 순간순간의 반응이 커서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불타오르는 건 좋은데 의자에 앉아 흔들흔들 들썩들썩하는 건 좀 자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그 외 사진 찍지 말라 그래도 꿋꿋이 찍는 사람들 꼭 있군요. 슬쩍 훑어봐도 사진기 들고 자세 잡는 이들이 너 댓명은 넘어 보였습니다.

공연상 어딘가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May’n이랑 이와오 준코, 타카하시 요코를 본 걸로 충분히 만족중. 물론 다른 분들의 공연도 좋았고요. 타이나카 사치와 Elika가 듀엣으로 부른 『최고의 짝사랑』은 일본어와 한국어로 번갈아 부르는 게 제법 인상적이었어요.

그 외에 기억에 남는 거라면… KBS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만인의 눈길을 한 몸에 사로잡은 나노하 카. 이런 거 사진으로는 많이 봤는데 실제로 본건 오늘이 처음이에요. 앞서 가던 남자 분이 이건 찍어야 한다고 호들갑 떨던 모습이 생생히 떠오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