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사 마리아 3: 넓은 하늘에 증오를, 하얀 날개에 추억을.

성도를 수호하는 클라우드 드래곤에게 일어난 이변을 해결하기 위해 왕성에 파견된 마리아 일행. 그곳에서 마리아 일행은 마리아에게 호의적인 왕자 이스판과 마리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교황청 소속 엘리트 신관 프리다를 만나게 됩니다. 왕자가 건네준 클라우드 드래곤 제어용 수정구를 통해 드래곤과의 대화를 시도하려는 마리아였으나, 갑자기 용이 날뛰며 이스판 왕자를 습격하는데… 이를 보고 프리다는 마리아가 왕자 암살을 꾀했다고 단정 지으며 마리아와 드래곤을 공격하려 들고, 마리아는 그 사이에 싸움을 막으려 끼어들게 됩니다. 그 와중에 드래곤의 힘에 휘말려 마리아 일행과 프리다는 하늘 위에 떠있는 부유암으로 날려보내지는데…

TCG 『몬스터 컬렉션』의 세계관인 육문세계를 바탕으로 한 코미컬 판타지 『소환사 마리아』 제3권입니다.

클라우드 드래곤의 힘에 휘말려, 정신을 차려보니 부유암에서 눈을 뜨게 된 마리아. 그 부유암은 고대제국의 유산인 공중요새였으니… 마리아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프리다와의 충돌과 플레임의 옛연인인 대천사 노엘과의 대면, 섬에서 숨죽이고 있는 진정한 적, 온화한 모습으로 속내를 숨기고 있는 이스판 왕자의 음모 등 이래저래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알이 마리아에게 치근덕대는 이스판 왕자에게 은근슬쩍 질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귀여웠어요. 그래 봤자 우리의 파더콤 마리아 양은 왕자님을 봐도 ‘우리 아빠가 더 멋진데’라는 생각을 품으며 그저 왕가와 연줄이 생기겠다며 좋아할 뿐, 이스판 왕자에게 이성으로서의 관심은 눈꼽만치도 없지만… 그 외 마리아랑 알이 이런저런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는 게 좋더군요. 알의 묵묵한 애정표현이나, 알이 믿음직한 파트너로서 마리아를 지탱해 주는 모습도 흐뭇하고.

마리아는 지난 이야기에 비해 한층 성장한 느낌입니다. 동료들과 떨어져 홀로 된 상황에서 알이 준 마검 한 자루를 의지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라든가, 플레임과 동료들을 뒤로 하고 목적지를 향해 앞으로 달려가는 모습이라든가, 있는 힘껏 프리다에게 손을 뻗는 모습이라든가… 미력하지만 온 힘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이번 권에 새로 등장한 교황청 소속 엘리트 신관 프리다는 왕가와 혈연이 있는 대귀족 라첼 후작 가의 막내 따님으로, 어린 나이에 대천사를 불러내 주변에서 천재라 칭송받고 자라서인지 상당히 고압적이고 편협한 사고방식을 지닌 아가씨입니다. 그녀가 지닌 선민사상이나 마리아를 범죄자의 딸이라 몰아붙이며 업신여기는 모습, 자기만의 정의에 빠져 날뛰는 모습 등 제가 싫어하는 요소를 똘똘 뭉쳐 놓은 캐릭터이긴한데, 어딘가 묘하게 귀여운 구석이 있네요. 마리아와의 만남을 계기로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보이는 듯하니, 다음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야 할 듯.

그나저나 철없고 거만한 고위귀족 출신 신관 아가씨 프리다가 알을 보고 한 눈에 반한 낌새라, 후에 연애전선이 좀 더 격렬해지려나요? 하지만 알은 이미 마리아 거니까 옆에서 적당히 불붙여서 두 사람 사이를 가깝게 만들어 준 후, 자기 주제를 알고 발 빼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쨌거나 이번에는 성도 사잔을 지켜내는데 성공했지만, 왕자암살미수의 용의에 걸리고, 드래곤을 폭주시켜 성의 첨탑을 무너뜨린데다, 부유섬의 동력부를 왕성에 직격시키고, 국보인 제어구를 산산조각냈다고 이번에도 상관인 글루먼에게 열나게 쪼이는 마리아. 앞으로 그녀의 고난은 어느 정도까지 스케일이 커질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