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크랙커즈 쇼트Ⅱ 지난날 ―roots―
『D크랙커즈』의 단편집입니다. 제가 본 건 신장판인 후지미 판타지아 문고판이에요. 후지미 미스터리 문고판에 뭔가 더 추가한 것 같지만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다른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1권에서 치에의 폭주와 미즈하라의 수난을 그린 「휴일―holiday―」와 아즈사와 케이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다룬 「태풍―storm―」을 재미있게 봤어요. 제멋대로 여왕님인 아즈사에게 휘둘리는 케이. 작가 후기에 언급된 내용대로 주위에서 어떻게 생각하든 케이 본인으로선 충분히 행복한 상황이긴 하겠습니다만… 원래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 거니 어쩔 수 없으려나요.
1권 뒷부분에는 용황배 참가 당시 원고와 판타지아 배틀 로얄에 게재된 그 뒷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본편 1권에서 제법 비중 있었던 마리나―그래봤자 1권에서 퇴장했지만―는 그저 이름만 언급될 뿐이고, 별것 아니었던 유코가 케이를 노리는 적이었다던가, 캡슐을 통해 소환하는 미지의 존재를 정령이라 부르는 등 초기 설정은 본편과 제법 차이가 나네요. 근데 초기 케이는 좀 맛 간 캐릭터라는 인상이 물씬…;; 아즈사 역시 본편에 비해 많이 불안정한 느낌이고요. 아즈사가 도미 당시부터 쭉 케이에 대한 죄의식을 품고 있었다는 것도 다르네요.
2권에서는 부제 그대로 본편 이전 과거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각 에피소드가 독립적이긴 한데, 각각 살짝 링크된 부분이 있다는 것이 인상적. 케이와 카이의 첫 격돌을 다룬 「광견―hound―」랑 어린 시절 아즈사와 케이의 이야기 「밤길―pathway―」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지막에 실린, 주요 등장인물 총출동한 「여름축제―midsummer―」편도 좋더군요. 이런 식으로 캐릭터들이 평화롭게 스쳐 지나가는 모습은 본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