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의 에덴 극장판1: The King of Eden

몇몇 CGV와 프리머스에서 상영중인 『동쪽의 에덴 극장판1: The King of Eden』을 관람했습니다. 상암에서 조조 시간대에 땡겨야 하나 생각했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용산 CGV에서 평일 밤시간대에 보게 되었네요. 솔직히 그리 지명도 높은 작품은 아닌 것 같은데, 정식으로 극장 상영을 한다는 게 살짝 어리둥절한 느낌.

60발의 미사일을 요격해 폭격을 저지하고 나서 홀연히 자취를 감춘 타키자와의 행적을 좇는 사키. 사키는 그가 남긴 단서 하나만을 의지해 기억을 잃은 타키자와와의 재회를 이룹니다. 미사일 요격사건으로 인한 악영향과 ‘자신을 왕으로 만들어 달라.’는 타키자와의 의뢰를 수행하는 쥬이스의 행동, 이를 견제하는 다른 세레손의 움직임으로 일본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시시각각 타키자와를 노리는 마수가 드리워지는데…

TV판 엔딩에서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라, TV판을 안 보신 분들은 어리둥절하실 듯합니다. 극장판에 관심 있는 분은 TV판 먼저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TV판에서도 그렇고 극장판에서도 그렇고… 기억을 잃어도 타키자와는 타키자와. 그 성격 어디 안가나 보네요. 타키자와와 사키 커플 외에도, 타키자와를 돕기 위해 온 힘을 쏟는 동쪽의 에덴 멤버들과 타키자와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는 쿠로하, 타키자와의 뒤를 좇으며 괴팍한 짓을 해대는 No.6, 뒤에서 음모를 꾸미는 No.1과 No.2 등 쉴새 없이 이어지는 사건과 여러 인물의 활약 덕분에 지루할 새가 없었네요.

특히 극장판에서는 각각의 세레손을 보좌하는 개성 넘치는 쥬이스들이 인상적입니다. TV판에서는 1화에서 No.1과 쥬이스의 대화 부분을 보고 있자면 No.1과 No.9(=타키자와)을 서포트하는 쥬이스와 동일개체인 듯한 인상을 풍기는 데다, 각각의 세레손과 대화하는 쥬이스의 말투가 다 동일하고, 이야기 막바지에 쥬이스 본체가 눈앞에 있다고 굳게 믿고 세상 손에 다 넣은 듯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는 No.1을 보고 당연히 세레손 게임을 이끄는 쥬이스는 단일 개체일 거라 생각했는데… 극장판에서는 각각의 세레손에 붙는 쥬이스는 성격도 다 제각각으로 표현하여 각기 개성을 부여해 개별성을 강조하더군요. 게임을 관리하는 쥬이스는 모두 개별개체로 각 쥬이스마다 한 사람의 세레손만을 담당하는 모양입니다. 즉, 쥬이스는 세레손 숫자대로 총12대 존재했나 보네요. 극장판 막바지에 No.1의 음모로 몇몇 쥬이스가 잠들긴 했지만…

극장판1편은 이제 일이 본격적으로 돌아간다… 싶은 부분에서 컷. 타키자와와 사키가 일본에 돌아가면 이야기가 긴박하게 흘러갈 것 같습니다. 쥬이스로 인해 이누마란 존재로 덧씌워져 지워져 가는 타키자와의 흔적과 이로 인한 여파, 얍삽하게 몇몇 쥬이스를 제거하고 타키자와의 공적을 가로채 이런저런 일들을 꾸미는 No.1의 음모, 쥬이스가 침묵하기 전 수리된 No.2의 의뢰, 독기 품고 돌아온 No.10의 역습 등… 이런저런 고난을 타키자와와 사키가 어찌 헤쳐 나갈런지… 그 외 Mr.Outside와 세레손 게임의 진의도 궁금하고요. 완결편인 극장판2편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