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개편 불평일기, 그 2일째

애용하던 직통노선들이 없어지고 그나마 있던 것도 노선길이가 단축되어 여전히 불만이긴 했으나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버스를 이용해야하는 상황.

원래 한번에 갈 수 있던 곳들도 정말 절묘하게 노선을 끊어놓고 틀어놓는 바람에 웬만한 곳은 환승해야 갈 수 있는 현실에 분노했지만 어쩌겠습니까…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을…!!

어찌되었던 간에 어디 나갈 일이 생겨 사직동에서 버스를 타고 종로에서 환승한 뒤 강남까지 가서 전철을 타기로 결정했습니다. 어차피 요금은 거리 비례제. 사직동에서 종로는 멀지 않으니 환승해도 요금 차이도 없겠다 싶어 그리했는데…이게 웬걸, 환승한 버스에서 600원을 꿀꺽!!

카드에서 찍혀나가는거니 아저씨에게 따질 수 도 없어 궁시렁 거리면서 가는데… 강남가는 길은 정말 고문이더군요. 종로를 거쳐 한남대교를 지난 후 강남역가는 길이 그리도 오래걸릴 줄은 누가 알았겠습니까… 버스개편전에도 좀 막히긴 했지만 10분이면 지나갈 거리를… 한시간 넘게 버스에서 앉아 있는 상황이란… 그것도 2~4차선에서 승용차가 씽씽지나가는 모습이 눈에 비치는 상황이라면 거북이보다도 더 늦게 전진하는 버스에 복창이 터져도 그저 한숨만 내쉴 뿐 다른 도리가 있으려나요…

참다못한 승객들이 1차선에서 내려 인도를 향해 무단횡단을 하는 상황에서도 기사아저씨는 그저 “조심하세요”란 말을 하실 뿐 어찌하실 수 없는거겠죠.(서울시, 도로에서 사람다치면 어떻게 책임질거냐!!) 그래도 탔으니 참아보자…란 마음으로 버티었으나… 곧 후회했죠, 후회하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세 정거장 남짓가는데 1시간 가까이 도로에서 꿈지럭거리는게 말이 되는지!! 무료해진 끝에 눈을 돌렸을 때 버스 정거장에 써있는 “이제는 버스를 타도 약속을 지킬 수 있습니다.”란 문구가 눈에 띄자 허탈한 마음에 “버스타고 약속지키려다 도로에 뼈를 묻겠다…”란 중얼거림이 절로 나오더군요.

또 꾸욱 참고 가다보니 교보빌딩앞에 정체된 버스혼란 때문에 버스를 유도하는 경찰과 이를 촬영하러온 방송국 차량과 카메라 기자발견. 맘같아서 당장 뛰어내려 억지로 붙들고라도 인터뷰를 하고 싶었으나…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야하니까 또 참고 참아 강남역까지 갔습니다.

이번엔 지하철. 버스 내릴 때 분명 카드를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800원을 징수해가는 모습에 허탈함을 느꼈습니다. 어디가 환승혜택이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