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이 큰 영향력을 끼치는 21세기 말, 타츠야와 미유키 남매는 국립 마법 대학 부속 고등학교(통칭 마법과 고교)의 제1고교에 입학합니다. 두 남매가 입학한 제1고교는 지도교사 부족이라는 현실적 문제 때문에 성적이 우수한 1과와 그 보결인 2과로 나뉘어 운영됩니다. 그 때문에 같은 제1고교 학생이라 해도 과에 따라 차별의식이 팽배해 1과를 블룸, 2과를 위드라는 은어로 부르지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여동생 미유키는 수석으로 입학해 1과에 배정되지만, 실기 성적에서 뒤떨어진 오빠 타츠야는 2과에 배정됩니다. 우등생과 열등생이라는 세간의 평가나 차별의식에 관계없이 서로를 너무나도 아끼는 타츠야와 미유키 남매 앞에 파란만장한 나날이 펼쳐지는데…
사토 츠토무의 데뷔작으로 본래 인기리에 연재되던 웹소설이라고 합니다. 시리즈 첫 이야기인 입학편은 상·하권 구성으로 7, 8월 연달아 발간되었어요. 1권에서는 세계관 설명과 배경지식, 타츠야와 미유키 남매를 둘러싼 환경과 인물 소개에 치중했다면, 2권에서는 두 남매가 각각 선도위원회와 학생회에 들어간 후 본격적으로 사건이 펼쳐집니다. 이것저것 주저리주저리 설명이 참 많은데 말이죠. 대강 마법 관련 핵심 지식을 3가지 짚어보면…
- 마법이 체계화되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다.
- 마법은 재능과 혈통에 크게 좌우된다.
- 수월한 마법 사용을 위해 CAD(Casting Assistant Device)라는 기계를 이용한다.
대강 이 정도만 알면 읽는 데 그리 큰 지장은 없을 듯? 그 외 유력한 마법사 일족은 숫자가 들어가는 성을 쓴다던가, 그중 가장 격이 높은 10개 가문을 십사족이라 칭한다던가, 그 십사족이 뒤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던가 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나중에 그에 관한 얘기도 나올 듯.
타츠야는 세간의 평가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열등생 딱지가 붙었지만 사실 엄청난 천재…라는 말로는 설명이 살짝 부족하고, 선천적으로 고난도 마법 2가지에 특화되어 있어서 다른 마법 처리 능력이 떨어지는 규격 외의 치트 캐릭터? 그런데 그 2가지 마법이 일반 상식을 뛰어넘는 사기 기술인데다, 그 실체가 드러날 경우 미칠 사회적 파장이 엄청나서 이를 숨기고 있는 모양이네요. 감정적으로 어딘가 결여된 듯 보이긴 하지만 지식, 상황판단력, 체술 등 모든 것이 완벽. 거기에 CAD 조정 능력도 범상치 않습니다. CAD 기술진보에 크게 이바지한 수수께끼의 천재마공사 토러스 실버가 바로 타츠야인 모양인데… 이게 다 타고난 2가지 마법이 바탕이 된 걸까요?
타츠야와 그 주변 인물들의 능력을 은근히 부각시키는 게 아니라 대놓고 띄워 줘서 좀 낯 간지러운 느낌입니다. 타츠야는 대놓고 먼치킨인데다, 그 주변 인물도 다 잘났어요. 우등생 1과 학생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열등생 2과 학생들도 다들 한 가닥 하는 능력자들이고. 니들끼리 우등생이니 열등생이니 다퉈 봤자, 결국 밖에서 범인들이 봤을 땐 재수 없는 엘리트 싸움일 뿐이겠지…
이번 사건의 흑막 반마법국제정치단체
블랑슈1: blanche (n.f.) 1.흰, 백색의 2.희게, 하얗게 3.백인…. (기타 등등)도 그렇고 그 하부조직 에갈리테2: égalité (n.f.) 1.같음, 동등 2.평등, 대등, 균등 3.일정함, 규칙적임도 그렇고 다 프랑스어에서 이름을 따온 듯한데… 주인공 일당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인지 적 캐릭터가 좀 찌질하게 나와서 좀 어이없었어요. 무장투쟁 단체 주제에 아무리 마법을 쓴다고 해도 아직 고등학생들한테 이렇게 맥없이 당해서야…;; 명색이 전세계에서 암약하는 테러조직의 지부장쯤 되면 그에 걸맞은 카리스마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싶은데… 하긴, 그 단체가 허울좋은 이상만을 앞세운 괴뢰조직이니, 제대로 된 조직원을 기대하는 게 무리려나 싶은 생각도 들긴 하네요.
이번 이야기의 예상외 반전이라면 검술부 2학년 키리하라의 재등장. 전 그냥 한 번 나오고 퇴장하는 엑스트라 캐릭터인 줄 알았어요. 게다가 투기장에서 그 난리 피운 게 삐뚤어진 애정 표현이었어…?! 아니, 얘가 초딩도 아니고 무슨…;; 첫 등장과 재등장의 인상 차이 때문에 당황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