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집사 ~아가씨와 행복의 인형~

태양신앙 솔라레교를 믿는 시실리아 공국의 성소녀 레이라는 집사인 다리우스가 흡혈귀라는 사실을 숨기고 남몰래 그에게 자신의 피를 주며, 그가 인간으로 되돌아올 방도를 찾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레이라가 출석한 연회에서 발표될 예정이었던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인형이 도난당하고, 비슷한 시기에 사람들이 수수께끼의 독에 의해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레이라와 다리우스는 이 두 사건을 추적하는데… 다리우스에 대한 마음을 자각한 레이라와 레이라의 약혼자 후보에 대해 혐오감을 감출 수 없는 다리우스. 이 두 사람의 사랑의 행방은 과연 어찌 될 것인가…

금단의 주종 러브 로망 『뱀파이어 집사』 시리즈, 그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신분차이 때문에 울고, 종교 문제로 울고, 답답스런 다리우스의 무자각에 우는 아가씨와 집사의 사랑 이야기예요.

저번 편에서는 서로에 대한 감정을 명확히 자각하지 못해 엇갈리던 두 사람. 레이라는 자신의 감정을 자각했고, 비록 제대로 깨닫지 못하지만 아가씨에 대한 마음만큼은 다른데 견줄 수 없는 다리우스 앞에 새로운 장애가 나타났으니… 그것은 바로 레이라의 아버지가 점찍어 놓은 약혼자 후보 클라크와 다리우스를 자신의 연인이라 착각하고 찰싹 달라붙는 소녀 안나.

성소녀의 존재를 유지하려는 교회 측에서는 연애고 결혼이고 결사반대겠지만, 사랑하는 딸의 행복을 바라는 레이라의 아버지 유인은 적당한 상대를 물색해 레이라와 맺어준 뒤 앰블러 상회를 물려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인이 고른 신랑 후보자 중 한 사람이 바로 클라크지요. 이 청년의 등장에 다리우스는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지만, 여전히 연정은 자각 못 하고 집사로서의 마음가짐이라 자기 세뇌하는 모양새를 보니 원… 누가봐도 확연한데, 언제 깨달을런지…;;

그리고 기억상실에 걸린 소녀 안나는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 어째선지 위기에 처한 자신을 구해준 다리우스를 자신의 옛 연인으로 착각하고 매달리는데, 레이라는 이런 안나의 적극적이고 솔직한 모습을 부러워하지요. 물론 다리우스는 안나의 어프로치를 차갑게 뿌리치지만요.

하여간 아가씨와 집사 사이에 두 남녀가 사랑의 장애물로 나타났으나, 실상 이 둘은 주종커플 사이에 큰 장애가 안되는 피라미이고 진정으로 강력한 훼방꾼은 따로 있었으니… 그는 바로 다리우스를 혈도로 만든 원흉인 비색의 월왕 스칼라트입니다. 스칼라트는 대단히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는데, 아마 월왕의 혈족 중에서도 월신 루나가 직접 창조한 월왕인 모양. 긴 세월 사는 동안 성소녀의 피도 빨아서, 다리우스와 마찬가지로 햇빛 아래서도 별 지장 없는 막강한 존재예요. 하여간 스칼라트가 다리우스를 장난감처럼 여기며 묘한 관심과 집착을 보입니다만, 마치 다리우스를 사이에 두고 레이라와 소유권을 다투는 게 마치 연적 구도를 이루는 것처럼 보여서…;;

어쨌거나 다리우스를 뱀파이어로 만든 원흉을 찾았으니 좀 진전이 있긴 한데, 상대방인 스칼라트가 무지 강해서 레이라와 다리우스가 과연 당해낼 수 있을런지… 다리우스가 인간으로 되돌아가는 일도 중요하지만 서로 흘러넘치는 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다가갈 필요가 있어요, 이 커플은. 두 사람 사이에 진짜 문제는 연적 같은 외적 요소가 아니라 각자 품은 내적갈등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