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마법학 리틀위치 로마네스크 editio perfecta

극히 이례적으로 젊은 나이에 마법원 그리모어의 아홉 번째 대마법사가 된 도미노. 그는 썩어빠진 그리모어의 행태에 진절머리 치며 장로들과 대립, 과거 ‘탑의 시대’에 대마법사가 살았다고 하는 봉인된 탑 ‘흑의 탑’에 거주할 것을 결심합니다. 그러나 이런 도미노의 모습을 곱게 보아 넘길 리 없는 장로들은 그에게 한 가지 과제를 제시합니다. 그것은 바로 “3년 내에 어엿한 마법사를 키워낼 것”. 보통 마법사 한 사람 키우는데 드는 시간은 몇 십년. 더군다나 도미노가 떠맡은 두 소녀 아리아와 카야는 재능은 있지만 마법을 전혀 익히지 못한, 그리모어에서도 버거워하는 골칫덩이. 도미노는 과연 무사히 이 난제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18금 남성향 게임 제작사 리틀위치에서 내놓은 세 번째 게임『소녀마법학 리틀위치 로마네스크』를 풀보이스화하고 팬디스크에 수록됐던 시나리오 3개 추가에 하렘 시나리오까지 더한 완전판입니다. 제목에 쓰인 ‘editio perfecta’는 라틴어로 완전판을 의미한다는 듯.

게임의 원안은 NOCCHI 명의로 애니메이션 잡지 뉴타입에 1999년 10월호부터 게재했던 연재물 「아발론 일기 -모험하지 않는 마법사-」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설정이나 캐릭터는 좀 차이나지만, 마법의 탑에서 생활하는 마법사와 그 제자인 두 소녀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마법의 탑과 마법사의 이야기는 작가의 로망이었던 것인가. 평온하고 잔잔한 분위기의 「아발론 일기 -모험하지 않는 마법사-」에 비해 본 게임은 더 시끌벅적 왁자지껄한 분위기지만요.

오랫동안 봉인되었던 ‘흑의 탑’에 눌러 앉게 된 대마법사 도미노와 그 제자인 아리아와 카야를 중심으로, 속속들이 ‘흑의 탑’으로 모여드는 별난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천재 건축가, 공주님과 이종족 메이드, 성녀님과 성기사, 무패를 자랑하는 검투사, 천사와 요정왕과 엘프에 이름높은 마녀까지 수시로 드나들고… 왠만해서는 한자리에 모일 수 없는 인물들이 와글와글 북적북적. 별 연관없어 보이던 이들이 기묘한 인연으로 엃혀 있다는 것도 나름 인상적이네요.

편안하게 한 편의 만화책 감상하는 느낌으로 즐길 수 있었던 전작 『백힐초화』와 『Quartett!』와 달리 게임성이 가미되었습니다. 줄거리에서도 나와 있듯이, 두 제자를 마법사로서 육성하는 것이 과제인지라… 레슨 커맨드에서 스승과 교실을 조합해 주사위를 굴려서 스피릿을 입수하고, 러닝 커맨드에서 입수한 스피릿으로 마법을 습득, 습득한 마법을 이용해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해 갑니다. 연말마다 그리모어가 제시한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이 조건을 충족시켜 합격해야만 하고… 퀘스트 수행으로 제자를 더 성장 시킬 수도 있고 캐릭터 호감도와 아이템 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잘 생각해서 실행해야 합니다. 모든 퀘스트를 다 수행하는 건 무리라…  후반부에 퀘스트를 통해 입수한 디플로마로 제자들의 미래가 갈리기도 하고요.

예쁘고 따스한 그림체에 아기자기한 게임 시스템, 탑의 거주민들 사이에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에 훈훈한 분위기―후반부 접어들면 심각한 내용이 나오기도 하지만―가 물씬 풍겨 즐겁게 즐겼습니다. 음악도 꽤 좋았고… 근데 추가된 하렘 시나리오 일러스트는 그림체나 색감에서 좀 위화감이 느껴지더군요. 새로 그려진 패키지 일러스트도 그렇고 그림체가 좀 밉상으로 변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