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PC엔진판으로 발매되었던 디지털 코믹 「은하아가씨전설 유나」, 「은하아가씨전설 유나 2 -영원의 프린세스-」와 슈팅 게임「은하여경전설 사파이어」를 한데 묶은 작품입니다. 레드 컴퍼니에서 제작하고 허드슨에서 발매했지요. PSP판으로 발매되긴 했지만, 게임 내용을 PSP 사양에 맞게 다시 제작한 건 아니고… 기존 PC엔진판 게임을 그대로 PSP에서 실행할 수 있게 옮겨 놓은 물건입니다. 뭐, 게임 타이틀부터 ‘PC Engine Best Collection’이라 붙어 있으니… 그 때문인지 PC엔진판이 아닌 다른 기종으로 발매된 시리즈 마지막 편이 수록되지 않은 게 아쉽네요. 일본에서는 「은하아가씨전설 유나」를 줄여서 ‘은양전(銀嬢伝)’이라 칭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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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하아가씨전설 유나
활발하고 덜렁대는 성격의 여고생 카구라자카 유나는 은하아가씨콘테스트에서 우승한 후 아이돌 가수로 데뷔해 인기몰이 중인 유명인. 그러던 어느 날, 유나는 자신을 ‘빛의 구세주’라 칭하며 어둠의 세력과 맞서 싸워 은하의 평화를 지켜달라 청하는 에르나를 만나게 됩니다. 유나는 에르나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은하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잠시 학업과 연예활동을 접고 여행에 나서는데… 유나는 흩어진 분신을 찾아 그 앞길을 막는 암흑아가씨 13인중을 물리치고 어둠을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인가?!
기념비적인 유나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에르나와 함께 빛의 구세주 분신인 매트릭스를 찾아 어둠에 대항하는 유나의 모험담이에요. 메인 화면은 여러 개의 창으로 나뉘어 있어 답답한 느낌이 들고 전투는 단조로운 커맨드 선택 방식, 이야기 진행이 좀 썰렁한 느낌이 들더군요. 게임이 나온 시기를 생각하면 충분히 준수하지만… 세 분신을 찾아 행동을 함께하게 되면 유나와 합체하는 변신 장면이 나오고, 각각의 특색에 따라 전투 시 공격 방식이 바뀝니다. 마지막에 매트릭스가 거대합체로봇으로 변신해 좀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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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하아가씨전설 유나 2 -영원의 프린세스-
성적부진으로 잠시 아이돌 휴업 중인 유나는 시도 때도 없이 시비를 거는 거만한 아가씨 코사카 에리카의 괴롭힘에 시달려 진저리를 칩니다. 에리카는 은하아가씨컨테스트에서 결승을 앞두고 배탈이 나서 부전패를 당했는데, 우승자인 유나에게 앙심을 품고 심술을 부리는 것이지요. 달의 고대유적으로 견학을 가게 되어 에리카를 안봐도 된다고 속 시원해하는 유나 앞에 에리카와 그 추종자인 에리카7이 등장! 감정이 격해진 유나와 에리카가 서로 몸싸움을 벌이던 와중에 이변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유나는 고대유적 안에서 한 소녀를 발견하는데…
싸움을 악이라 여기고, 한 번 악으로 규정한 문명을 철저히 멸망시키는 거대전함 ‘영원의 프린세스호’의 공격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유나의 이야기입니다. 이번 편에 처음 등장하는 유나의 파트너 유리가 참 귀엽네요. 먹보에 괴력에 맹한 게… 아가씨가면 폴리리나로 분장해 유나를 돕는 리아 외에도 전편에서 나왔던 캐릭터들이 등장해 반갑네요. 전작보다 시원스러운 화면에 연출이 더 좋아졌고 코믹함도 강화되었습니다. 캐릭터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카드 배틀이 참 귀엽고 재미있긴 한데 이게 좀 랜덤성이 있어서 카드가 엉망으로 나오면 참 뒷골땡기네요. 다행히 게임 오버해도 몇 번이고 재도전 가능하지만서도…
그나저나 누구든 친구로 만드는 유나의 사교성, 대단해요! 리아와 류디아를 비롯해 전작에서 유나와 대치했던 다른 13인중 아가씨는 물론이거니와 마지막엔 유나를 두고 치정싸움(?)을 벌이는 유리와 에리카, 그리고 그 위로 포격을 날리며 자기 존재를 어필하는 프린세스 미라주까지…;; (본격 백합으로 하렘 차릴 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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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하여경전설 사파이어
PC엔진판으로 1995년 11월 24일에 발매한 슈팅 게임입니다. 유나 시리즈와 같은 제작진이 만들었으나 두 작품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는 듯합니다. 제가 좀 순발력이 떨어지는 편이라 대전 액션이나 슈팅류의 게임은 쥐약인데, 아무래도 이 게임을 클리어할 날은 오지 않을 듯하네요. 이지 모드에 컨티뉴 횟수를 늘려도 매번 게임오버 당해서…;;
예전 게임잡지에 이 게임에 관한 내용이 실렸을 때, 그저 군침만 흘렸는데 이렇게 접하게 되네요. 지금이야 이것보다 더 화려한 연출의 게임이 널려 있지만 당시엔 미려한 그래픽에 음성, 보컬 등으로 무장한 게임은 그리 흔하지 않아서… 당시 MD파였던 저에겐 너무 먼 이야기.
PSP판은 게임 종료 메뉴를 선택하면 중단 부분을 세이브 할 수 있어서 편리하네요. 드문드문 게임 중에 나오는 세이브 포인트에 신경 안 써도 되고. 단, 오로지 중단할 때 세이브 하나만을 남길 수 있어서 불편하게 느끼는 분도 계실 듯합니다. 수록된 세 작품 중 「은하아가씨전설 유나 2 -영원의 프린세스-」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애들이 투닥거리는 게 참 귀여워서… 나중에 PS판으로 발매된 「은하아가씨전설 유나 FINAL EDITION」도 플레이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