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14세의 중학생 히로키의 휴대전화로 메시지 한 통이 온다. 당신이 사는 마을에 바다는 있나요? 그 메시지를 보낸 유이라는 소녀와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어느 새 마음을 터놓게 된다. 눈 내리는 밤,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오는 아침, 왁자지껄한 점심시간, 두 사람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말’을 나눈다. 모든 것이 불투명한 세상에 오직 둘만의 ‘말’은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짧은 한때의 정감, 온기. 그들은 깨닫지 못했다. 그 때, 모든 것이 시작되고 있었음을.
『반쪽 달이 떠오르는 하늘』, 『배틀쉽 걸』 등을 쓴 하시모토 쓰무구의 작품입니다. 하시모토 쓰무구는 『고양이 눈 사냥』으로 제4회 전격소설대상 <금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어쟀거나 이 시리즈는 본편 5권, 외전 1권으로 완결 났고, 국내에 라이센스판도 나왔습니다. 이 작가 작품은 처음 접하는데, 이 책은 여백이 많아서 술렁술렁 금방 읽었어요. 읽은 지 한참 됐긴 하지만 감상을 쓰려니 영 기억이 가물가물한 거 보니 좀 인상이 약한 작품인가 싶기도 하고…;;
평범한 소년과 특별한 소녀의 보이 밋 걸 스토리. 잔잔하게 가라않은 분위기 속에서 펼쳐지는 어두운 이야기네요. 평범한 줄 알았던 소녀가 무언가 큰 비밀을 숨기고 있고, 우연으로 시작한 줄 알았던 문자 교류도 사실 누군가의 뒷공작이 있었고, 소녀가 소년을 만나 일상을 접하면서 평온함을 얻나 싶더니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쫓기고, 급작스러운 전개로 도시 괴멸에 등장인물 몰살…;; 히로키와 유이를 이래저래 챙겨주던 히로키의 친구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짠합니다.
마지막에 히로인 유이마저 눈을 감으며 끝나는데… 유이는 계속해서 의식불명인 채로 어느 실험시설에 들어간 히로키와 함께 갇혀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로 노선 변경된다나 뭐라나… 뒷권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수 없지만, 1권은 지극히 평범한 소년과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소녀가 만나 벌어지는 우울한 분위기의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볼만할 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