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공시우

어느 날 밤, 마이바라 레오는 아파트 앞에 쓰러져 있던 여자 유즈리하라 사야를 도와준다. 사야는 아무 데도 갈 곳이 없다고 말하며 레오의 집에 얹혀살게 되고, 점차 의심에 가득 찬 레오의 마음을 풀어갔다. 이윽고 레오가 사야에게 끌리기 시작한 무렵, 그녀는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털어놓는다. 레오는 그 내용에 놀라지만, 그에게도 중대한 비밀이 있었다. 두 사람은 자신이 있을 곳을 찾아내기 위해, 서로의 비밀을 밝히기 시작한다. 마치 비 긋기라도 하듯이.

제16회 전격소설대상 ‘선발위원 격려상’에 선정된 작품으로 작가 아야사키 슌의 데뷔작입니다. 미디어 웍스 홈페이지의 소개에는 ‘사랑’, ‘미스터리’, ‘눈물’, ‘애절함’으로 카테고리 분류가 되어 있던데… 딴 건 몰라도 ‘미스터리’는 좀 애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서 서서히 이런저런 복선이나 등장인물 사이의 관계가 밝혀지지만, 일반적으로 미스터리하면 기대하는 그런 것과는 좀 다른 느낌이라… 소설이 제법 호평이었는지 연극화되었다고 하네요.

마이바라 레오와 유즈리하라 사야, 그리고 그 주변 청춘 남녀 사이에 벌어지는 사랑과 거짓과 오해 이야기. 흔하다면 흔하고, 뻔하다면 뻔한 이야기인데 분위기가 제법 마음에 들었어요. 총 6화 구성으로 각화마다 등장인물이 번갈아가며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레오와 사야의 이야기가 소설의 핵심이고, 곁다리로 레오의 선배이자 사야와 인연이 있는 쌍둥이 자매 후카와 카논 이야기도 나옵니다. 여동생 후카에게 전파녀 취급을 받는 카논이 제법 인상적인 캐릭터였습니다.

이 작품 이후로도 마이바라 일족을 주역으로 한 연작 시리즈가 이어지는 모양입니다. 마이바라 일족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단한지 잘 모르겠으나, 지역 사회에서 좀 알아주는 집안인 양 나오는데… 이 소설에서 이름만 슬쩍 비친 레오의 친족들도 얼굴을 비치게 될 듯하네요. 레오도 왠지 나중에 나올 것 같고… 레오는 나름 주인공이고 소설 내 인간관계의 중심에 서 있는데, 어째 취급이 그리 좋지 않았네요. 레오와 사야의 관계와 결말이 그럭저럭 마음에 들어서 상관없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