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쿠라 한구석에서 영업하는 고서점 비블리아 고서당의 점주 시노카와 시오리코는 젊고 아름답지만 낯가림이 심하고 소심한 여성. 그러나 시오리코의 고서에 대한 지식과 애정은 남다르다. 할머니의 유품 정리 차 비블리아 고서당에 방문해 시오리코와 인연을 맺게 된 고우라 다이스케는 체질상 책을 읽지 못하는 청년. 다이스케는 시오리코가 풀어내는 고서에 숨겨진 이야기와 비밀을 꿰뚫어 보듯 풀어내는 시오리코의 모습에 매료되는데… 시오리코와 기묘한 손님들이 자아내는 고서와 비밀 이야기.
시리즈 누계 발행 부수 300만을 넘은 화제작입니다. 2012년 서점대상 8위, 2012년 대학 독서인대상 6위에 선정되었고, 오리콘에서 발표한 2012년 상반기 서적 문고 부문 랭킹에 제1권이 1위, 제2권이 5위에 오르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품이지요. 작가인 미카미 엔은 그동안 크게 빛을 못 보고 있다가 이 작품으로 대박을 터뜨렸네요.
고서에 얽힌 사연과 지식을 풀어내는 가벼운 미스터리 작품이자 안락의자 탐정물입니다. 사정상 움직일 수 없는 시오리코가 안락의자 탐정 역할이고 다이스케는 몸으로 뛰는 조수 역할. 라이트 노벨 레이블에 구애받지 않고 장르소설로 내놓아도 손색없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웍스 문고가 다른 라이트 노벨 레이블보다 일반 소설 성향이 강하기도 하고.
보통 책을 소재로 다루는 작품은 책의 내용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할 듯한데… 이 소설은 책 속뿐만 아니라 책 밖에도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책 그 자체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는 점이 인상 깊네요. 관련 서적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좋습니다. 책에 대한 지식과 애정이 넘치는 시오리코가 체질상 책에 대해 잘 모르는 다이스케에게 술술 늘어놓는 책 관련 지식도 흥미롭고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소재로 삼은 책에 대한 흥미가 마구마구 샘솟습니다. 관련 작품에 대한 지식이 있는 분들은 더 흥미진진하게 읽으실 수 있을 듯하네요.
제1화 나쓰메 소세키 『소세키 전집 신서판』 (이와나미 쇼텐) : 고우라 다이스케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유품 중 소세키 전집 제8권 『그후』 에 나쓰메 소세키의 친필 사인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이스케는 이 사인을 감정받으려고 비블리아 고서당을 찾는다.
제2화 고야마 기요시 『이삭줍기·성 안데르센』 (신초 문고) : 비블리아 고서당 단골인 책 중개업자 시노가 한 가지 부탁을 해 온다. 시노는 도둑맞은 자신의 애독서 『이삭줍기·성 안데르센』을 찾아 달라 청하는데……. 책을 매개로 한 중년 남성과 여고생의 공감 이야기.
제3화 비노그라도프 쿠지민 『논리학 입문』 (아오키 문고) : 어느 날, 비블리오 고서당에 한 남자가 다급히 찾아와 책을 매입해 달라며 맡겨 두고 간다. 그 직후, 그 남자의 아내라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 책을 되돌려달라고 부탁한다. 책에 얽힌 남자의 비밀과 부부 사이의 정 이야기.
제4화 다자이 오사무 『만년』 (스나코야 쇼보) : 다쳐서 입원 중인 시오리코는 누군가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모든 것은 시오리코가 소장하고 있는 희귀본 다자이 오사무의 『만년』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