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테안 시스템즈가 개발하고 D3 PUBLISHER에서 발매한 PS2 여성향 게임입니다.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를 모티브로 삼은 작품으로, 인어공주의 환생인 루이가 현실세계와 이세계를 오가며 체험하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이세계 시벤스파르데의 분위기는 독일풍이네요.
공략대상은 루이와 같은 수영부 소속 동급생 준, 루이의 남동생 구렌, 루이의 담임교사 하루카, 어딘가 어수룩하지만 순수한 샤르, 패션과 멋진 남자에 민감한 토야, 루이의 소꿉친구 메구루,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략할 수 있는 히든 캐릭터 유토까지 총 7명.
- 유키쿠사 준 /준 바이츠
준은 루이와 같은 반 학우이자 같은 수영부 소속 에이스입니다. 그저 면식이 있을 뿐 그리 친하지는 않았던 준과 루이. 이 두 사람은 이세계에서 눈을 떠보니 난데없이 인어가 되어버린데다 서로 약혼했다는 사실에 크게 당황하지요. 루이와 준은 영문도 모르고 이세계로 날아온 첫동지로서 비밀을 공유하며 의지하게 됩니다.
이세계에서는 같은 종족에 이미 공인된 약혼관계라 별다른 장애가 없는 커플입니다. 현실 세계 일행 중에서는 루이와 가장 관계성이 낮았지요. 같은 반에 같은 부원이긴 해도 서로 그다지 관심이 없었기에 제로에서부터 시작하는 느낌이고… 일반적인 커플과는 순서가 뒤바뀌어 약혼->결혼->연애순으로 단계를 밟게 되네요. 서로 투닥거리며 관계를 쌓아가는 모습이 풋풋한 느낌.
루이가 다른 사람을 선택하면 파혼당하곤 하는데… 이때는 둘 사이가 그리 친밀하지는 않을 테니 상관없으려나요? 그나저나 라인 형님은 어째 연애전선에도 못 서보고 외사랑 희생정신을 펼쳐 안쓰럽습니다. 이미 유부남인데다 예비 제수씨한테 손댈 수는 없는 노릇이긴 하겠지만.
- 하야미 구렌 / 그리엔 로드
구렌을 중심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현실 세계의 누나와 구렌을 짝사랑하는 이세계의 여동생이 벌이는 폭풍 같은 삼각 근친애(…는 좀 오버인가)? 애정 흐름은 ‘루이 <- 구렌 <- 로자’로 이어지는 일방통행입니다. 루이는 그저 구렌을 동생으로만 생각할 뿐 구렌의 감정은 전혀 모르고, 로자가 구렌을 좋아한다는 사실 정도만 알아차립니다. 루이가 이세계에서 구렌과 결혼한 것도 그저 곤란한 상황에 처한 동생을 돕기 위한 위장이었을 뿐 별로 연애 쪽으로 의식하지는 않지요.
구렌은 어릴 때부터 쭉 누나를 챙겨온 시스콤이긴 한데, 자기 마음을 정확히 파악하진 못했던 모양입니다. 현실 세계에는 무려 여친도 있었어요! 그 여친의 존재가 공기 수준으로 너무 가볍긴 하지만…;; 이세계 체험과 강력한 연적 메구루의 귀환, 좋아하는데 조건이나 자격 따윈 없다는 여동생 로자의 말에 그간 묻어두었던 자신의 감정을 확실히 자각하게 되지요.
리뷰글 보면 다들 로자 때문에 치를 떨길래, 구렌이 아무 것도 모르고 내숭쟁이 로자 역성들며 루이를 냉대하기라도 했나 생각했는데… 별로 그런 건 아니더군요. 로자도 뭐, 루이에게 적대감을 드러내긴 했지만 그리 본격적으로 괴롭히지도 않았고. 구렌은 로자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동병상련을 느꼈던 모양. 사실 구렌과 로자의 관계에 그리 악감정을 느끼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두 사람 데이트 장면을 CG로 보고 싶지는 않았어요.
- 아오이 하루카 / 하루카 블라우
하루카는 35세의 교사로, 루이의 담임 선생님입니다. 학교에서는 이혼남이라는 둥 여자관계가 복잡하다는 둥 소문이 무성하지만, 사실 아내와 사별한 홀아비입니다. 아직도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하고 있지요. 아내의 죽음이 충격이었는지, 사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세계의 하루카 왕자는 약혼자가 행방불명된 이후 여자에 관심을 끊고 칩거하던 인물인 모양입니다.
사제관계라는 입장 차이도 있고 하루카 선생님이 잊지 못하는 아내를 의식해서 고민하기도 하는 등 갈등이 있긴 했지만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해 맺어져서 행복해지나 했더니만, 죽은 줄 알았던 하루카의 아내 사쿠라가 나타나 루이와 하루카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는데… 이세계에서 사쿠라는 행방불명된 왕자의 약혼녀 포지션이라 성안 사람들이 한통속이 돼서 루이를 속이는 모습에서 좀 짜게 식었습니다. 다들 악의가 없다고는 해도 당하는 입장은 또 그게 아니고…;;
- 샤르트류 슈바르체
샤르는 마족의 나라 슈바르체의 왕자님입니다. 루이가 바다에 빠진 샤르를 구해주면서 인연을 맺게 됩니다. 그 후 루이를 무척이나 따르며 호감을 비추지요. 인어를 무척 싫어해 학살해대는 악독한 어머니와는 달리 자연과 평화를 사랑하는 순수한 인물입니다. 그런 샤르의 섬세하고 다정한 감성을 못마땅히 여기는 어머니의 주술에 걸려 오직 싸움만을 하며 살육을 일삼기도 하는데… 샤르 루트에서는 잔인한 어머니와 종족갈등 문제가 얽혀 굉장히 암울하네요. 다른 루트에서는 그래도 축복 속에서 결혼하는데, 슈바르체에서 루이의 대우는 바닥을 깁니다…;;
그래도 샤르가 루이를 끔찍이도 아끼고 사랑하니 그나마 다행일까요? 샤르 루트에서는 주술 걸린 상태에서도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루이 앞에서는 원래대로 돌아옵니다만… 다른 루트에서 주술 걸린 상태로 등장 할 땐 그런 모습이 없더군요. 조금 아쉽습니다.
이세계 엔딩에서 루이가 되살아나도 무서운 시어머니가 버티고 있는 한 앞길이 첩첩산중이라 좀 찜찜했는데… 다행히 후일담에서 나오길 샤르에게 여왕의 주술이 안 듣게 된 모양이라 그나마 다행이네요. 여왕님 성격을 생각해보면 허구헌날 루이를 갈궈댈 것 같지만…;;
- 토야 단켈
토야는 마족의 나라 단켈의 왕자로 연애와 패션에 열광하는 오카마입니다. 루이와는 동성친구 감각으로 교류하지요. 평소에는 상당히 느슨해 보이지만, 때때로 잔혹한 본성을 드러내는 실력자인 모양입니다. 같은 마족의 나라이긴 하지만 인어와 적대하는 슈바르체와는 다르게, 단켈은 인어에게 우호적인 편이라 종족 문제로 갈등은 없습니다. 오히려 슈바르체와 단켈 사이가 적대관계인 모양이라, 때때로 싸움을 걸어오는 샤르와 부딪치며 검을 나누기도 하네요.
루이와 토야는 딱히 연애 감정이 있어 결혼한 건 아니고, 필요에 의해 적당히 맺어졌을 뿐인데… 루이도 처음에는 토야와의 결혼을 동성 친구와 동거 감각으로 여기고 마음 편하게 받아들였지요.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우정으로 시작해 애정으로 변화합니다. 자신의 간절한 바람을 이루는 데 이용하려고 루이를 곁에 두었던 토야도 점차 루이에게 끌리면서 갈등하게 됩니다.
토야는 오카마 행각만 빼면 강하고 유능하고 인망 있어 어디 빠질 데가 없는 인물입니다. 니츠성 일당에게도 인정받고 있고요. 그저 기나긴 삶에 지쳐 자살을 바란다는 게 문제인데… 이세계 엔딩에서 인간이 되었으니 고민 해결? 그런데, 루이는 수명이 긴 인어 잖아요…?
- 로젠라이트 메구루 / 메구루 리테
루이와 구렌의 절친한 소꿉친구였던 메구루. 루이와 구렌은 어떤 사건을 계기로 메구루를 꺼리게 되었고, 메구루는 그 골을 메우지 못한 채 외국에 나가 버렸기 때문에 세 사람 사이는 매우 소원해졌습니다. 몇 년 만에 재회한 후 메구루는 루이와 구렌이 품은 응어리를 풀고 화해하길 바라지만, 두 사람은 외면할 뿐이고… 그 사건이란 게 메구루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게 미묘합니다.
현실세계 루이의 첫사랑이자 인어공주 루이의 첫사랑이고 인어공주 루이가 목숨을 잃게 된 원인. 여러모로 진 히어로스러운 포스를 풍깁니다. 유토는 메구루가 중심에 있다고 말했고… 유토도 메구루를 유난히 의식하는 모양입니다. 루이를 사이에 두고 구렌과 불꽃 같은 삼각관계를 형성, 공략 대상 중 유일하게 구렌에게 루이와의 관계를 인정을 받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다른 루트에서는 구렌이 루이의 연애 문제에 참견 안 하네요.
메구루는 지나치게 느끼하고 느긋해서 좀 부담스러운 느낌이네요. 대놓고 색기 담당이기도 하고… 루이가 메구루와 로자의 관계를 오해하고 뛰쳐나갈 때는 안 따라가고 느긋이 지켜보더니, 친정 가버린 루이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바닷가에서 텐트치고 야영하는 그 느긋한 모습…;;
- 유토 아이스큘로스 니츠
유토는 전생의 굴레를 어그러뜨려 루이가 불행한 삶을 반복하게 한 장본인입니다. 수하인 류카와 시도를 이용해 루이를 불행에 빠뜨릴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하지요. 비록 어린 소년의 모습이지만 기나긴 세월을 살아온 존재라고 하네요. 가지고 있는 능력이 엄청나 이세계 시벤스파르데에서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룰 수 있는 전지전능한 힘을 발휘하나 봐요. 마족들도 유토에게는 한 수 접는 모양이고요. 그 오만한 슈바르체의 여왕이 고개 숙일 정도니…
유토는 이야기의 흑막이니만큼, 이 루트에서는 그간의 의문점과 진실이 드러납니다. 유토의 정체, 유토가 루이를 증오하고 집착하는 이유, 몇 번이고 반복되는 불행한 운명, 매번 궁지에 몰린 루이를 도와주는 유토에게서 갈라져 나온 반신 ‘시간의 유토’와 ‘현대의 유카’…
루트마다 항상 시간의 소마를 언급하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던 인물은 바로 유카였네요. 루이가 불행한 운명에 허우적거려도 결국 마지막에 상대방과 맺어질 수 있었던 것도 유카 덕분이고. 그런데 유토 루트에서 유카가 처음 나와 뜬금없이 준 관련 이벤트가 나오더니, 마지막에 ‘사실은 유키쿠사 군을 좋아했어요~’라고 해봤자 그리 와 닿지 않네요. 다른 루트에서 목소리만 나오지 말고 조금은 존재를 드러냈으면 어땠을지 생각해 봅니다.
유토는 소유욕과 독점욕으로 똘똘 뭉친 떼쟁이 어린애라는 느낌이네요. 자기감정을 제대로 몰라서 상대방에게 심술부리며 마음을 채우려 할 뿐. 마지막에 유토가 현대 고등학생으로 환생한 모습은 꽤 마음에 들었어요. 기본적으로 쇼타는 사절이라…^^;; 무사히 환생해 루이와 맺어진데다 덤으로 같이 딸려 환생한 류카랑 시도와 다 같이 어울려 즐겁게 지낼 것 같으니 유토가 그 긴 시간 겪었던 고독은 메워지겠지요. 물론 그간 유토가 벌인 짓은 무척이나 악질이었지만서도…;;
그런데 초반 유토와의 첫 만남 이벤트가 안 나와요…! 뜬금없이 등장해 다시 만나 반갑다하면 어쩌라고. 초회판은 버그때문에 이벤트가 안 일어난다고 하네요. 만약 플레이하실 거라면 버그 수정한 염가판을 잡으시길… 안 나오는 부분이 후반부가 아닌 게 그나마 다행 이려나요.
현실 세계와 이세계를 오가며 자아내는 루이의 사랑 이야기. 루이는 인어 중에서도 일부만이 만들 수 있다는 소마의 재료를 수집해 소마를 조합하고, 공략 대상과 교류하며 호감도를 쌓으며 이야기를 진행해 갑니다. 시스템은 그럭저럭 무난한 듯하고…. 로딩이 좀 긴 편이네요. 게임 진행시 시간이 자동으로 흘러갑니다만, 소마 재료 얻으려고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데 중간에 이벤트가 벌어져 소마 재료 못 얻고 엉뚱한 곳으로 장소가 옮겨져 있을 때 영 짜증 나더군요. 현실 세계에서 ‘스트로베리 카페’에 가면 공략 대상 취향대로 케이크를 만들어 먹여 호감도를 올릴 수 있는데, 이 ‘스트로베리 카페’는『변덕쟁이 스트로베리 카페』의 무대인 모양이네요.
결말은 시간을 소마를 만들어 저주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현실 세계 엔딩과 시간의 소마를 만들지 못해서 저주에 묶여 있지만 해당 루프에서는 상대와 맺어져 행복해지는 이세계 엔딩으로 나뉘는데… 캐릭터 별 엔딩에서 유카의 도움으로 행복해지긴 하지만 저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루프 돌다가, 유토 루트에서 모든 것을 매듭 짓는 것이 게임의 진엔딩인 듯합니다. 이세계 엔딩과 유토 엔딩에서 보컬곡이 흐르고, 반지 암호입력 이벤트도 이세계 엔딩과 유토 엔딩 후일담―메구루는 유일하게 후일담이 아니라 전일담이 나오지만서도―이 나와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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