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 소프트웨어에서 제작한 『불확정 세계의 탐정신사』에 이은 탐정신사 시리즈―후에 같은 세계관 게임이 여러 개 나오면서 미스터리 시리즈로 통하는 모양이지만― 제2탄입니다. 맨 처음 PC 『미스테리트 ~불가역 세계의 탐정신사~』라는 제목으로 성인용이 나온 뒤 PS2판과 PSP판으로 이식되었어요. 그 후 PSP판에 신요소를 조금 추가해 역이식한 물건이 바로 이것이네요.
시스템은 먼저 접했던 전작보다 편리합니다. 시간제한이 없는 것도 좋음. 카오루가 조사와 증언을 통해 단서를 모으면서 수수께끼를 풀어가다 보면 진행함에 따라 점점 차지 게이지가 차는데, 이 수치가 80 이상이 되면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입력할 수 있습니다. 범인 선택이 틀려도 특전을 못 얻게 될 뿐 게임 진행에는 지장이 없네요. CG감상란이 없는 게 참 아쉽네요. 게임내 쓰인 예쁜 CG가 꽤 많은데… 벽지 감상 말고 CG감상란 만들어 주지…!
행방불명된 나나오 세리나를 찾기 위해 일본에 건너 온 야소가미 카오루가 이런저런 사건에 얽히면서 거대한 음모와 맞닥뜨리게 되는,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카오루는 최연소로 클래스A 자리에 오른 유능한 탐정이긴 한데 어딘가 좀 허술한 면이 있네요. 카오루 뺨치는 능력자들도 수두룩하고… 카오루 본인도 영국 6인의 클래스A 중 말석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자기 이상가는 탐정이 적어도 30명 이상이라는 점도 잘 파악하고 있어요. 카오루도 그렇고 세리나도 그렇고 그 외 다른 인물도 그렇고… 복수가 앞으로 이야기 진행에 중요 테마로 부각될 것 같은 느낌.
내부 파벌이 나뉘어 대립 중인 국제 탐정 기구 아이들라, 피나가 이끄는 범죄 조직, 암살 청부 조직 제니스, 미국에 거점을 둔 아이들라 대항 탐정 조직 파우스트, 귀부인의 보석을 노리는 괴도 사파이어와 트레이저 헌터 신도 마이카 등… 다양한 세력과 이해관계가 얽혀 복잡한 양상을 띠는데… 주변 인물들이나 배후 조직들은 다 상황 파악 끝나고 각자 향후 노선을 정한 상태인데 카오루는 아직 제대로 감을 못 잡고 있어요. 카오루가 영국에 건너간 후에 이야기의 흐름이 급물살을 타게 될 듯한 분위기인데 카오루는 당분간 일본 체류를 선언했네요. ㅇㅅㅇ
본편도 재미있었는데 짤막한 사건 모음집 「야소가미 카오루의 도전!」도 꽤 좋아요. 짤막한 사건을 통해 여러 인물의 사정과 뒷 이야기 및 드러나는 건 물론이고 소소한 일상 이야기도 펼쳐지는 게 재미있어요. 궁금한 전작 등장인물의 상황이라든가 이런저런 떡밥도 나옵니다. 본편에선 별생각 없었는데 이쪽을 플레이하다 보니 미카게랑 토도로키 경부 콤비가 제법 마음에 들어요.
카오루의 과거 이야기도 나오는데… 세계 제일의 탐정이자 카오루의 스승 저스티스와 저스티스의 동업자이자 카오루의 좋은 이해자 주엘과 함께 하던, 카오루가 독립하기 전 발할라 시절의 이야기가 제법 흥미롭네요. 저스티스는 예전엔 카오루를 제법 귀여워했던 모양이고, 카오루 역시 저스티스를 잘 따랐던 모양인데… 서로 등을 돌리게 된 결정적 사건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십차원입방체 사이퍼』의 등장인물 마키타 쿄코도 언뜻 등장하는데 엄청 삐딱한 성격의 아가씨네요? 쿄코가 겪었다는 월광관 사건과 그 때문에 마음속에 품게 된 복수는 무엇인지. 이래저래 여러 번 언급되는 걸 보면 그 이야기가 얽혀 향후 스토리에 영향을 미칠 예정이었던 것 같은데, 카오루와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니 나중에 사이퍼쪽도 플레이해 봐야겠어요.
재미있긴 재미있었는데 중간에 암호 때문에 엄청 낑낑댔네요. 검색 엔진으로 공략 사이트를 뒤져보긴 했는데, 힌트 정도는 올라와 있지만 정답이 속 시원하게 나와 있는 곳은 없더라고요. 제작사측에서 정답 게재를 막아 놓았다는 모양이에요. 그래도 힌트만이라도 올려줘서 감지덕지. 힌트 참고해서 어찌저찌 풀어냈네요. 저 힌트 없었으면 올 클리어 못했을 거 같아요. ㅠㅠ
시리즈 후속작이니만큼 전작을 플레이하셨다면 더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듯. 은연 중에 연결되는 부분도 있고, 앞으로 떡밥이 회수됨에 따라 이야기가 긴밀히 엮일 것 같은 분위기라서요. 하지만 떡밥만 잔뜩 던져놓고 마지막에 투 비 컨티뉴 찍고 끝나는데 후속작은 원래 2009년 발매 예정이었던 모양이지만 아직까지 감감무소식. 칸노 히로유키 별세 이후 결국 공중분해 된 게 아닐까 싶네요. 후속작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미완작이 싫으신 분은 안 잡는 게 좋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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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법 재미있게 즐긴 터라 후속작인 『미스테리트』도 플레이해봐야겠습니다. 본작에서 소마와 민트는 행방불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