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희연풍전

일본 출판사 소학관의 여성향 라이트노벨 레이블 루루루 문고 창간 라인업으로 나온 작품이자 인기 간판작입니다. 본편 3권에 외전 1권으로 완결났어요. 모르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윙크 노벨에서 정식 발매되었더라고요. 작품도 뒤늦게 접한데다 감상 글도 묵혔다가 이제 와서야 쓰네요.

왕궁 소속 기녀 애령과 태자 혜준의 신분 차이 나는 연애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작품입니다. 왕권 다툼이라든가 음모라든가 하는 요소는 어디까지나 곁들이는 양념 정도이고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두 주인공의 관계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초반부터 애령과 혜준 둘 다 상대에게 푹 빠진 상태인데다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드는 연적의 존재가 없어서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는 일은 없어요.

두 남녀 주인공의 안정적이고 달달한 연애물을 원하시는 분껜 좋을지도 모르겠는데… 솔직히 저는 좀 심심했어요. 연적은 뭐 없어도 그러려니 하겠는데 왕권 다툼과 암투가 밋밋해서요. 이 나라는 건국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어쩐지 신분 제도도 널널한 느낌이라 신분 차이로 인한 갈등도 별로 없네요. 그다지 의미 없어 보이지만 나중에는 애령의 혈통 상 비밀도 밝혀집니다.

오해가 엇갈려 짜증 나거나 답답해서 복창 터지는 연애물이 싫으신 분께는 적당한 작품일 듯하네요. 잔잔하고 알콩달콩한 주인공 커플의 애정 관계와 그를 지지하는 조력자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보면 무난하게 읽을만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