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의 프리퀄인 「다이달로스: 디 어웨이크닝 오브 골든 재즈」를 플레이해봤습니다. 이 시리즈는 『이노센트 블랙』, 『카인드 오브 블루』, 『재와 다이아몬드』 등 딱 세 작품만 해봤는데 팬이랄 건 없지만 그럭저럭 괜찮게 플레이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플레이해 본 사람들의 악평이 자자하지만, 싼값에 세일하길래 재미없어도 크게 후회는 없겠다 싶어서 쟁여놨어요.
프리퀄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다른 게임 개발 중 노선을 바꿔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게임이 매우 어정쩡하네요. 처음엔 360도 시점 전환이 신기했으나, 때마침 컨트롤러 아날로그 스틱 쏠림이 와서 화면이 빙글빙글 도는 대환장 시추에이션이 펼쳐지는데…;; 버그도 좀 있는 것 같네요. 컨트롤러로 플레이시 백로그를 열면 텍스트 없는 빈 창이 펼쳐진다든가… (닫고 다시 열면 괜찮아짐.) 스킵 기능이 따로 없는 등 시스템도 미묘하게 불편하고요. 그리고 오로지 자동 세이브만 지원하다니…;;
갑작스러운 할아버지의 죽음에 감춰진 진상을 쫓는 젊은 시절 진구지 사부로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 스토리가 시원치 않고 캐릭터도 흐릿해서 매력 포인트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초반엔 뭔가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펼쳐지려나 조금은 기대가 생겼으나 가면 갈수록 재미없어지네요. 1장에서부터 의미 없는 뺑뺑이 돌기가 지겹습니다. 조사해 봤자 별 의미 없는 포인트도도 많고… 단서를 얻을 때마다 자라는 사고의 나무는 그냥 겉멋뿐인 것 같네요. 메뉴에 들어가도 단서를 보기엔 불편해서 처음 빼고 따로 열어 본 적이 없음.
미소노 요코는 시리즈 히로인이라 구색 맞추기로 넣은 것 같은데, 억지로 끼워서 맞춘 느낌이라 별로고… 친구 셋은 1장에서 과거 사건을 드러내며 그 후로 몇 년 동안 이어진 돈독한 사이인 것처럼 나왔으나 그 이후 별다른 유대감도 안 느껴지고 데면데면한 느낌. 차라리 요코를 빼고 친구들 간의 관계를 좀 더 깊이 다뤘으면 좋았을 듯하네요. 애비는 엔딩 플래그도 있는데 취급이 왜 그 모양인지…
1회차 클리어 후 장별 선택 플레이가 가능한데, 이미 플래그를 달성 상태면 재플레이시 게임 선택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조건 달성한 걸로 취급하나 봅니다. 그것도 모르고 1회차에 이미 플래그를 다 세워서 다른 엔딩 보겠답시고 여러 번 삽질했네요. 분기 플래그 리셋하고 다시 특정 부분만 플레이해서 도전 과제를 다 땄어요. 처음에 플래그 다 안 세웠으면 오히려 일찍 끝났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