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크랙커즈』의 단편집 세 번째 권입니다. 기존 단편집에 맞춰 통일성 있게 쇼트 3란 제목으로 내지 않은 건, 이 책이 신장판으로 재발매된 쇼트 1~2와는 달리 이번에 새로 나온 단편집인지라 새로운 기분을 내기 위해서라는 듯. 내용은 크게 본편 이전의 이야기와 본편 완결 후 이야기로 나뉘네요.
전반부 이야기는 위저드로서 언더그라운드를 암약하던 케이가 귀국한 아즈사와 재회하고 액트셀의 리더인 디아블로와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평소에 무뚝뚝한 태도를 고수하던 케이가, 아즈사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짓다가 그런 추억에 젖어 있는 것조차 죄악이라고 여기며 자학하다가도, 결국에는 별채로 발을 옮긴다던가하는 모습이 애틋해요. 아즈사와 재회한 이후 일부러 아즈사에게 차갑게 선을 그으면서도, 마음 속은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모습이 짠하네요. 그나저나 쇼트 1권에 수록된 단편도 그렇고, 여기서도 마리나의 비중이 늘었군요. 케이와의 첫만남이라던가, 케이가 있는 도서실에 죽치고 앉아 있는 모습이라던가, 케이에게 당당히 데이트 신청(?)하는 모습이라던가… 그래봤자 케이에겐 아즈사뿐이지만.
후반부는 본편 완결로부터 4년후, 캡슐이 사라진 쿠즈네 시에 만연하는 신종 드러그 아로마에 관련된 이야기. 본편 이후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건 좋은데, 이렇게 떡밥만 잔뜩 뿌리면 어쩌라고…;; 마치 2부 프롤로그 같은 느낌이라 뒷얘기가 신경쓰여요.
케이와 카이가 간만에 맞닥뜨렸지만, 결국 맞붙지 못하고 헤어지는게 좀 아쉬웠습니다만… 카이가 떠나면서 케이에게 아카네를 향한 전언을 남기는 부분은 좋았어요. 카이×아카네 커플은 열렬히 응원하는 커플이라…그러고보니 쇼트 2에 수록된 「광견―hound―」편에서 카이의 이상형은 자신과 대화가 통하는 똑똑한 여자임이 드러난 적이있었죠. 아카네 양은 카이의 뒤를 쫓기 위해 열심히 노력중인 모양이고. 힘내라, 아카네! 세상 끝까지 따라가 그 뒷덜미를 잡아채오렴.
그 외 다른 커플의 행보에 대해 끄적거리자면…. 케이랑 아즈사 커플은 쭉쭉 진도 잘나가고 있는 모양이라 매우 흐뭇하네요. 이번 사건에 얽혀서 케이에게 반해버린 아가씨가 한 명 늘었으나, 케이는 아즈사에게 절대충성이니 뭐… 치에랑 미즈하라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