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의 14번째 작품으로 유일하게 PSP 플랫폼으로 나온 물건이네요. 사건의 시간적 배경이 10월인데, 제가 플레이했던 시기가 딱 10월이라 시의적절했던 것 같습니다.
게임 진행은 탐정물답게 의뢰를 받아 이런저런 탐문과 조사를 하고 추리를 통해 의뢰를 해결하는 방식. 제가 PS2로 즐겨봤던 전작 『Innocent Black』과 『KIND OF BLUE』와 크게 바를 바는 없네요. 플랫폼 문제인지 조사 파트는 제법 간략해졌습니다. 비협조적인 사람과 대치하는 토크 프로필도 건재합니다. 아, 이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담배 피우기도 당연히 있어요.
이전에 플레이해 봤던 『Innocent Black』과 『KIND OF BLUE』는 일직선 진행이었는데, 이번 편에서는 중간마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루트가 갈립니다. 플레이어가 의뢰를 받을 말지에서부터 시작해 이런저런 선택을 할 수 있어서 자유도는 조금 높아진 편? 사건의 핵심에 다가서지 못한 채 조기 엔딩을 볼 수도 있고, 중간에 의뢰에 실패하는 배드엔딩을 볼 수도 있어요.
진행에 딱히 어려운 부분은 없었는데, 호텔 탈출은 좀 머리 싸맸습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야쿠자가 없는 통로는 다 훑었는데 대체 어디로 빠져나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음….orz 결국 공략 사이트를 참고 했는데, 막바지에 복도에서 주변을 좀 살펴봐야 했던 거로군요…;;
이와모토 회장의 사후, 그가 남긴 유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과 이해와 화합이 주된 이야기. 유산상속문제와 노숙자실종사건과 부동산매수문제가 얽히고설켜 복잡한 양상을 띠는 가운데, 진구지 앞을 가로막는 강력한 맞수 요나구니가 등장해 흥미진진합니다. 요나구니는 호감 가는 외모와 언변으로 자기 목적을 위해 주변을 농락하지만, 고양이와 남몰래 놀아준다든가 계획에 실패한 후 깨끗이 진구지의 요구를 들어주는 등 좋은 구석도 있는 조금은 복잡한 인물이네요.
게임의 메인 테마는 서로 진심을 모른 채 오해로 엇갈린 이들이 갈등을 풀고 관계를 회복하는 따뜻한 가족애와 유대감. 메인 스토리인 이와모토 가족과 그 주변의 이야기는 물론이거니와 서브 스토리인 「고양이의 거리」나 「거짓의 형태」 역시 참 따뜻하고 훈훈한 이야기였어요. 개인적으로 「고양이의 거리」가 참 좋았네요. 고양이 귀염귀염. 이리저리 조사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길고양이 출신 실종 고양이 루루에게 제각각 다양한 이름을 지어준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루트 분기 때문에 여러 번 플레이해야하는데, 다행히 플로 차트를 통해 중간 부분을 선택해 진행 가능합니다. 타이틀에서 최신 세이브부터 이어서 할 수 있는 점도 꽤 편했던 듯. 서브 스토리는 이야기의 핵심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간접적으로 맞물려있어 어느 쪽을 거쳤느냐에 따라서 미묘하게 영향을 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스토리가 탄탄하게 짜여 있어 좋았습니다.
P.S.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젊은 여성진은 거의 다 예쁜 편인데 요코는 별로 안 예쁘게 나왔네요. 미모의 재원이라는 설정의 시리즈 주역인데 대체 왜 이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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