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메이트의 여성향 게임 『Code: Realize』의 합본 이식판을 플레이해봤습니다. PS Vita로 발매되었던 본편 『Code: Realize ~창세의 공주~』와 첫 번째 팬디스크인 『Code: Realize ~축복의 미래~』를 PS4판으로 합쳐서 이식한 작품인데, 두 번째 팬디스크인 『Code: Realize ~백은의 기적~』은 PS Vita판과 PS4판이 동시에 발매됐네요. 어쨌거나 이 합본판은 스위치로도 이식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마 PS4판과 마찬가지로 스위치판 역시 추가 요소가 없을 듯,..?
- Code: Realize ~창세의 공주~
아이작의 음모를 중심으로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서 이야기는 복잡한 양상을 띄게 되는데, 스팀펑크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데다 모험 활극 느낌이 강하네요. 익숙한 인물이나 소재가 많이 나와서 꽤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이 매력적인 데다, 이야기 구성도 괜찮고, 진입 장벽이 낮아서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만 하네요.
8화까지 공통 루트이고, 9~13챕터가 개별 루트인데, 이 게임의 진히어로인 루팡은 다른 네 명의 이야기를 끝내야 루트가 개방되네요. 이 루팡 루트는 다른 캐릭터 루트에서 드러났던 각종 갈등과 문제가 깔끔하게 매듭지어지는 대단원이라 대놓고 팍팍 밀어주는 티가 나네요. 카르디아의 독 문제도 가장 완벽하게 해결되었고…
아이작이 삐뚤어져서 세상에 위협을 가져오는 계획을 실행하려 든 건 잘못 맞는데… 거슬러 올라가면 웨일스 주민들이 이 사달의 원흉이었네요.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도 유분수지. 그냥 부와 명예를 누리며 런던에서 편히 살았으면 당하지 않았을 비극이었는데 아이작이 좀 안 됐습니다. 선의가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요.
그리고 인형 같이 텅 빈 소녀 카르디아가 루팡 일당과 교류하면서 서서히 감정을 배우고 사랑을 알게 되는 모습이 짠하네요. 주변 인물들이 워낙 출중해서 두드러져 보이지는 않지만, 카르디아는 나름대로 행동력과 판단력이 있고 제 앞가림도 잘 하는 캐릭터라 좋았음.
- Code: Realize ~축복의 미래~
『Code: Realize』의 첫 번째 팬디스크입니다. 본편 공략 대상의 후일담인 애프터 스토리 윈터 로즈와 본편 시간대에 있었던 에피소드라고 하는 어나더 스토리 루팡 더 갱, 그리고 공략 대상으로 승격된 에를록 쇼르메와 피니스 루트인 엑스트라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후일담은 본편 이후의 행복한 미래 이야기네요. 훈훈한 내용도 있고 소소한 갈등도 있지만 무사히 고비를 잘 넘기고 행복한 생활을 이어갑니다. 모든 루트에서 카르디아의 독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고. 게임 부제처럼 정말 축복의 미래를 맞이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마피아와 마약 관련 이야기로 진행되는 어나더 스토리는 카르디아의 첫 동성 친구인 셜리와 만나게 되어서 뜻깊었네요. 루팡 일당의 마피아풍 새 복장이 멋지고 카르디아의 드레스가 예뻐서 좋았습니다. 그나저나 프랑, 독 방지 처리란 게 그렇게 금방 되는 거면 카르디아에게 좀 다양한 디자인의 옷을 마련해주지… 싶더라고요.
그나저나 반 후일담에서 언급된 내용을 보고 깨달은 사실인데, 게임 오마케 모드인 추억의 트렁크는 본편에서 루팡에게 처음 받은 물건인 트렁크에 자신의 추억을 담아가는 콘셉트였던 거군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던 카르디아가 처음으로 갖게 된 트렁크에 자기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생각하니 좀 짠합니다.
이런 류의 게임은 휴대용 기기로 하는 게 편하긴 한데, PS4판은 해상도가 높으니 스샷 찍어서 벽지로 쓸 수 있어 좋네요. 오토 모드로 놔도 절전 모드로 안 바뀌어서 좋고. 그런데 오토메이트에서 PS4로 인기작 이식하며 간 보다가 실속이 없었는지 스위치로 진영을 옮기는 분위기라 아쉽…
그나저나 게임에 나온 모든 CG가 갤러리란에 등록되는 건 아니군요. 루팡 등장 샷이라든가 카르디아 과거 회상, 헨젤의 과거 회상 CG 등은 게임 진행 상에서만 나오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