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가 되기위해 방랑중인 가출왕족 마이센 힐데가르드와 그와 계약한 악마 미하엘 파우스트. 기르카타르 성내에 손님이라는 명목으로 머물고 있는 수상한 여행자들로, 부모님과 거래를 한 아이린에게 고리로 돈을 빌려주기도 합니다. 플레이 전부터 전작 「마법사와 주인님」의 주인공이었던 앨리시아의 오라버니인 마이센에게는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었지요.
수상한 여행객이 성내에 머무르는걸 무척이나 의아하게 생각하던 아이린은 두사람의 정체를 캐묻습니다만, 자신들은 각각 왕자와 악마라는 (아이린 자신이 생각하기에) 허무맹랑한 대답뿐. 이를 농담 쯤으로 치부하며 흘려듣는 아이린이었습니다만…
>> 여기서부터는 마법사와 주인님 관련 네타
플레이 전 부터 아이린의 정체가 여신이란 소릴 얼핏 접했기 때문에 게임 진행중 어째서 아이린은 마력을 가지고 있는가 상당히 의아했었습니다. 「마법사와 주인님」에서 드러난 세계관에 따르면, 아이린에게 마력이 존재하면 안되는게 아닌가 하고 말이죠. (정확히는 봉인되어 있다고 해야 하나…) 여신들이 끊임없이 환생하는 목적, 그것은 자신들이 가진 강한 마력의 영향을 받아 세상을 멸하는 것을 우려해 환생을 거듭하며 그 힘을 없애기 위함이었으니까요. 그 때문에 앨리시아도 마력이 봉인된 상태에서 환생한 것이고… 마력이 없는 아이들은 각국에서 동시대에 나타난다고 하는데, 이들이 바로 여신들의 환생인 셈이죠.
이 루트를 따라가면 아이린이 여신의 환생임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마력을 가지고 있는지. 어째서 유난히 보통에 집착하는지 진실이 드러납니다. 그나저나 로레이… 나머지 23명의 여신들에게도 “사랑한다”고 속삭이며 환생의 길로 꼬드긴 걸까요… 아, 이 죄많은 남자. 이래서야 하워드가 불쌍하네요. 여신들 간에 흐르는 감정은 가족애에 가까울 것 같긴 합니다만.
그런데 마이센에게 걸린 ‘제약’은 대체 무엇일까요? 앨리시아에게 걸려있는 건 단순한 마력봉인이나 기억봉인뿐만이 아니었나보네요. 하기사 마법에 특화된 여신인 만큼 그 마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일테고, 봉인되어 있다고는 하나 그 힘이 인간의 육체에 주는 부담은 엄청날 수도 있으니… 정황을 보아하니 마이센은 강력한 마력으로 인해 앨리시아에게 돌아갈 신체적 부담을 자신에게로 돌린 것도 같습니다만.
마이센과 미하엘, 두사람이 전혀 연애대상으로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개그 노선으로 나름대로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었습니다. 일편단심 외사랑인 오라버니가 아이린에게 마음을 준다거나, 온리 마이센만을 외치는 고압적인 악마가 사랑을 속삭인다던가 하는 장면은 저얼대 상상이 안갑니다. 금단의 사랑에 속앓이 하면서도 꺾이지 않는 마이센 파이팅! 그 사랑이 결코 보답받을리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응원하게 되는구나… 마이센이라면 그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지만요.
연애감정없이 서로 투닥거리는 세사람의 모습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아니, 그보다 그냥 성에 남아 부모님이 정해주는 사람과 결혼하는 쪽이 아이린에겐 훨씬 나을 것 같습니다만…) 셋이서 뭉쳐다니다보면, 아이린과 앨리시아가 서로 만나는 날이 찾아올지도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