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SICK -고식-

유럽에 위치한 소국 소뷰르의 성 마르그리트 학원에서 유학 중인 일본인 소년 쿠죠 카즈야. 그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인연을 맺게 된, 학원 도서관 맨 위층 식물원을 점거하고 있는 요정 같은 소녀 빅토리카에게 휘둘리는 신세. 뛰어난 두뇌를 지닌 이 자그마한 소녀는 미궁에 빠진 사건(혼돈)의 단서(조각)를 짜맞춰(재구성) 수수께끼를 명쾌히 해결(언어화)하는 것을 즐깁니다. 어느 날 빅토리카는 교외에서 벌어진 점술사 살인사건의 범인을 추리해냅니다만, 그 범행 동기는 알아내지 못한 채 범인은 도주하고 맙니다. 그리고 카즈야와 빅토리카는 그 점술사 살인사건과 관련된 또 하나의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후지미 미스터리 문고에서 발간된 ‘사쿠라바 카즈키’의 대표작입니다. 이미 라이센스판도 발매되었으니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 듯… 일러스트가 예뻐서 관심은 있었으나, 예의 고질병 때문에…(이하생략)

추리물을 표방하고 있습니다만, 이 작품의 매력은 추리 그 자체가 아니라 독특한 캐릭터와 예쁜 일러스트겠지요. 빅토리카의 일러스트가 예뻐서 좋긴 한데, 캐릭터 자체가 제 취향은 아닌 듯싶습니다. 온갖 미사여구를 갖다 붙이며 잘난 척하는 캐릭터는 좀 버거워서 말이죠. 설정 상 천재소녀이니 속 빈 강정은 아닐 텐데, 애가 왜 이리 가볍게 느껴지는 건지…;; 뛰어난 재능과 치기 어린 행동 사이의 갭이 매력 포인트라 한다면 별로 할 말은 없습니다만… 읽다보니 빅토리카가 쓰잘데기 없이 베베꼬면서 현학적인 어휘를 쓰는 거라든가, 카즈야가 뻑하면 제국군인 집안 들먹이는 게 좀 껄끄럽더군요. 카즈야는 성실하고 착한 소년이긴 한데 말끝마다 제국군인의 삼남 어절시구리~ 하는 것 덕분에 점수 팍 깎였음(그래서 어쩌라고?).

그래도 뜬금없이 기상천외한 추리를 척척 내놓는 시즈루양 시리즈에 비하면 이건 꽤 친절한 추리물 같다는 생각도 얼핏 드네요. 이건 독자들에게 나름대로 단서를 던져주는데다 읽는 사람들도 그럭저럭 납득-트릭의 질적 내용은 제쳐두고-가는 내용이니… (제가 추리물 초보라서 시즈루양의 추리를 못 따라가는 건…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