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페쥬 ~La Finale~

2007년 발매한 PC판 『솔페쥬』와 2008년 이식한 PSP판 『솔페쥬~Sweet harmony~』에 추가요소를 더한 역이식 완전판입니다. 본편 외에 팬디스크 컨텐츠도 같이 수록되어있습니다. 카구라 1학년 시절이 『솔페쥬』이고 그다음 해인 2학년 시절이 『솔페쥬~Sweet harmony~』에 추가되었는데, 『솔페쥬~La Finale~』에 그 뒷이야기까지 더해졌어요. 아쉽게도 『솔페쥬~La Finale~』에 추가된 후일담은 메인 공략캐릭터 셋뿐이지만요. 『솔페쥬』에서는 주인공 카구라의 보컬만 있었는데, 『솔페쥬~Sweet harmony~』부터 다른 캐릭터 보컬도 추가되었네요.

  • 스쿠네: Nocturne

스쿠네는 카구라가 존경하고 사랑해 마지 않는 재종언니로, 품행 방정하고 용모 수려하고 학업 우수한 학생회장입니다. 카구라가 입학할 당시 3학년이었던 터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카구라 2학년 시절이 배경인 「Sweet harmony story」편에서는 졸업했습니다. 카구라는 이미 졸업한 파트너 스쿠네와 함께 콩쿠르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규정상 안 되는 일이고, 카구라와 함께 콩쿠르에 도전하고 싶다고 열렬히 청하는 후배들의 모습에 이래저래 망설이는데…

「La finale story」에서는 유나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과거의 앙금을 완전히 털어냅니다. 마지막에 완벽한 아가씨 스쿠네가가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절규하는 마리 선배의 모습과 이를 지켜보며 스쿠네 언니를 더더욱 부추기는 미야비의 모습이 나름 훈훈…?

다른 캐릭터 루트에서는 좋은 선배로서 카구라에게 조언하고 힘이 되어 줍니다. 비록 기억을 되찾지 못해 과거의 관계는 접게 되었어도 귀여운 후배이자 동생처럼 카구라를 아껴주는 듯.

  • 치호: Rhapsody

1학년 시절에는 정식 파트너 자리를 꿰차고 아무것도 모르는 둔탱이 카구라를 상대로 그저 마음속으로 카구라를 향한 애정을 굳게 다지며 우정의 선을 지키던 치호. 카구라에게 달라붙는 후배의 등장에 억눌러왔던 감정이 폭발하고,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카구라와 서로 마음이 통하면서 외사랑이 보답 받게 되네요. 사실 카구라는 말 안 해주면 평생 몰랐을 것 같으니 잘된 일이겠죠.

「La finale story」에서는 자신의 꿈을 위해 유학을 떠날 것인가, 카구라 곁에 남을 것인가의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ED 2nd STEP에서 유학 떠난 뒤 외로움에 젖은 카구라와 그 곁을 조용히 지켜주던 코토미가 눈 맞아 키스하기 직전 타이밍 좋게 전화 건 치호의 모습을 보고 좀 씁쓸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건 천성의 감인가 우연의 일치인지… 치호가 돌아왔어도 두 사람 사이에 앙금은 남아있을 텐데… 사실 마성의 백합녀 카구라를 홀로 두고 유학 가는 건 좀 위험한 일인 듯해요. 카구라 곁에서 카구라를 호시탐탐 노리는 눈이 몇인데…;;

  • 마리: Rondo

카구라 1학년 당시 학생회 부회장이었던 마리 선배. 한 학년 진급해서 스쿠네의 뒤를 이어 학생회장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깐깐하게 굴던 마리 선배가 완전히 나사 풀려 카구라에게 헬렐레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여전히 소심한 성격인데다 고민거리를 마음속에 품고 겉으로 티 내지 않으려고 하지요. 새로 들어온 후배들이 카구라에게 거침없이 달라붙는 모습도 마리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였을 듯해요. 그 때문에 마리 선배를 유독 아끼는 미야비 선배가 눈을 부라리며 마리를  울리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카구라에게 달려들기도 하는데…;;

그나저나 미야비 선배, 삐뚤어진 성격에 남들 오해사는 기묘한 말투―처음에는 외국물 먹어서 단순히 일본어에 약한가…싶더니, 처음에는 몰라서 틀렸지만 나중에는 상대방 반응을 보며 즐겼다고 합니다…;;―로 주변 사람들 피곤하게 만드는 타입입니다. 처음엔 단순히 카구라를 눈엣가시처럼 여겼지만 카구라를 인정하고 호의를 품게 된 것까지는 좋았는데…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빛으로 호시탐탐 카구라를 노리는 미야비 선배가 무서워요. 가쿠라를 단순히 놀림감으로 삼는 건지 진짜로 먹잇감으로 노리는지 알 수가 없네요. 어쩌면 양쪽 다일지도…;;

  • 코토미 : Bel Canto

코토미는 카구라의 클래스메이트이자 치호의 룸메이트입니다. 학생회 서기를 맡은 우등생이기도 하고요. 원래 공략 대상이 아니었던 코토미 루트도 PSP판 『솔페쥬~Sweet harmony~』에서 추가되었습니다. 카구라가 1학년 시절 파트너를 못 찾아 전전긍긍하던 때 코토미가 작게나마 포르테일 소리를 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코토미네 집안은 포르테일 연주자 집안인 모양입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포르테일을 배웠지만 소리가 너무 작게 울려 포르테일을 포기하고 성악으로 길을 전향했다고 합니다. 언제나 넓은 이해심과 포용력으로 주변을 감싸던 코토미가, 카구라를 향한 마음 때문에 질투심과 열등감이 폭발해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역시 참다가 한번에 터뜨리는 타입이었구나…

같은 학생회 임원인 마리 선배와의 유대가 굉장히 끈끈합니다. 카구라에게는 무척이나 차갑게 구는 마리 선배가 코토미는 귀여운 동생이라며 이래저래 싸고도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미묘.

  • 미우 & 오리카: Partita, Scherzo, La folia, Capriccio

미우와 오리카는 『솔페쥬~Sweet harmony~』에서 새로 추가된 캐릭터입니다. 카구라가 2학년으로 진급하고 새로 맞이한 1학년 후배들이지요. 카구라가 스트리트 콘서트를 하는 모습에 푹 빠져 카구라와 같은 학원을 지원했기에 처음부터 카구라를 무척이나 동경하고 따릅니다. 카구라의 파트너는 이 아이들의 저돌적인 모습에 위기의식을 느끼기도 하죠.

미우는 노래를 잘 부르는 활달하고 귀여운 소녀이고, 오리카는 천재적인 포르테일 실력을 지닌 무뚝뚝한 아가씨입니다. 미우와 오리카는 성격도 취향도 사고방식도 전혀 다르고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대감도 약하지만, 오로지 카구라라는 공통 관심사로 맺어진 동지이자 연적이라는 기묘한 관계예요. 달라도 너무 달라서 카구라가 없었다면 같이 어울릴 리 없는 타입인데…

카구라가 이미 파트너와 끈끈한 인연으로 맺어진 경우, 카구라와 함께 하고 싶어 이래저래 분발하며 적극적으로 어필하지만 결국 물러설 수밖에 없는 불쌍한 아이들입니다. 카구라와 하나뿐인 파트너가 되지 못해도, 애틋한 마음이 통하지 않아도 카구라의 귀여운 후배들이란 건 변함 없지만… 단, 카구라가 1학년 때 홀로 콩쿠르에 출전해서 파트너가 없다는 전제를 두고 미우와 오리카 루트가 있어요. 미우와 오리카 공통엔딩에서 두 사람이 카구라를 향한 마음을 다지며 새치기하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자고 다짐하는 모습이 어쩐지 인상적이었어요.

추가부분은 백합의 농도가 더 짙어지고 독기가 살짝 섞인 것 같네요. 『솔페쥬~La Finale~』에 추가된 「La finale story」의 ED 2nd STEP에서는 은근슬쩍 NTR스러운 전개가 펼쳐집니다. 카구라에게 찰싹 달라붙던 미우와 오리카가 변심했는지 스쿠네에게 들러붙는 모습이나, 치호가 유학 간 사이 눈 맞아 키스 직전까지 갔던 카구라와 코토미의 모습이나, 마리가 눈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도 카구라에게 치근덕대는 미야비 선배의 모습이나…;; 오리지널은 이보다 더 소프트 했던 것 같은데…;; 어쨌거나 마성의 백합녀 카구라는 이로서 주변 아가씨들 마음을 몽땅 자기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독기 덩어리 미야비 선배마저 제패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