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트에서 내놓은 액션 RPG입니다. PS VITA, PS3, PS4 등의 멀티 플랫폼으로 나왔습니다. 한글판도 정발되었는데, 가격을 검색해 보니 덤핑된 모양입니다.
제목은 『밤이 없는 나라』지만, 게임상 활동 시간은 항상 밤이라서 ‘밤만 있는 나라’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진행하다 보면 낮 시간대 행동이 추가되긴 하는데, 전투 후 짤막하게 텍스트 몇 자 뜨고 스킬 입수를 위한 포인트가 좀 올라간 다음 끝이라 사실 별 의미가 없습니다.
처음 게임 플레이를 개시했을 때 그래픽이 눈에 띄게 안 좋아서 좀 짜게 식었습니다. 보자마자 다들 비타판 하지 말라고 말리는 이유가 뭔지 알겠더라고요. 그래도 전 그래픽을 크게 따지지는 않는 편이라 그런지 화면을 자꾸 보다보니 적응이 돼서, 나중에는 그래픽은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시점 전환이 어지럽고, 길찾기가 어려운 데다, 동시에 네 마리를 소환할 수 있는 종마에 가려 주인공의 위치 확인도 힘들고, 카메라 앵글이 구려서 적 캐릭터를 인지하는 게 고난이었습니다. 360도 시점 전환이 아니라도 상관없으니, 그냥 플레이하기에 쾌적했으면 좋겠더군요.
스토리는 후반에 나름대로 반전이 드러나기는 하지만 스토리 텔링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아나스와 류리티스는 두 사람만의 세계에 빠져 백합향 풀풀 풍기고, 같은 호텔에 머무는 세 남자는 병풍 같은 존재감으로 훈훈하게 두 사람의 관계를 지켜보는 느낌이고, 마지막에 흑막이 주저리주저리 진실을 밝히는데 대단히 썰렁했네요. 설정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아쉽습니다.
1회차를 마치면 그 다음 회차부터는 최종결전 이전 시점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후일담으로 추가 보스 둘을 깬 다음 또 엔딩을 보면 그 다음 회차부터 류리티스의 호감도를 조절해서 엔딩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네요. 엔딩은 총 다섯 가지인데, 다시 처음부터 플레이 안 해도 돼서 좋았습니다. 다만…. 후일담 보스가 너무 세서 고생했음. orz
또한 무료 DLC로 추가 던전 ‘상암의 회랑’이랑 추가 에피소드 ‘추억의 기록’이 있습니다. 추가 던전은 그냥 제꼈고, 과거 이야기는 아나스와 사형의 관계, 아나스와 류리티스의 만남, 성녀와 밤의 군주 사이의 진상 등이 드러나는 일곱 개의 과거 이야기네요. 짤막하긴 하지만 본편을 보강해주는 내용이라 나쁘지 않았어요. 대충 떡밥만 던져놓은 사형의 정체도 명확히 드러나고.
일러스트가 예쁘고 음악이 좋았지만 그 외에 딱히 와닿는 점이 없었던 것 같네요. 그나마 PS4판은 그래픽이 깔끔한 모양이니 화면 보는 맛이라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1회차 클리어 후 열리는 엑스트라에서 모델링이나 설정화 등을 볼 수 있는 건 좋은데, 일러스트 감상란이 없는게 아쉽습니다. 비록 몇 장 안 되긴 하지만 예쁜 일러스트가 이 게임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다지 평가가 썩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후속작이 나온다는데 잘 팔리려나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