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엔드 99%

어느 겨울 날, 야자 시간에 깜빡 잠들었다가 깨어난 여고생 상아는 한밤중에 교실에 남겨졌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깨워줄 친구도 없다는 사실에 씁쓸해하던 상아 앞에 나타난 이는 저승사자 고냥이. 고냥이는 상아가 3일 전에 죽었어야 하는 운명이었지만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온갖 기이한 죽음이 상아를 덮쳐올 것이며, 해가 뜰 때까지 무사히 살아남는다면 살려주겠다는 말을 하는데…

스마트폰용으로 발매된 비주얼 노벨 게임입니다. 『방구석에 인어아가씨』로 화제를 모았던 시나리오 라이터 지나가던 개의 두 번째 작품이에요. 오리지널판은 UC노벨에서 무료로 공개되었던 작품이고, 모바일판은 원작을 싹 뜯어고쳐 리메이크했다고 합니다. 리메이크판은 『방구석에 인어아가씨』보다 나중에 나왔지만, 원판이 나온 시기를 따지면 훨씬 이전에 나온 작품이네요.

백합 향기 물씬 풍기는 짤막한 개그+감동 스토리. 길이는 무척이나 짧습니다. 상아가 상당히 무덤덤한 성격이라 그런지, 상아가 놓인 처지를 그냥 스리슬쩍만 언급해서 그런지 상아의 감정선이 그다지 와닿지 않는 느낌입니다. 안경 탈착으로 바뀌는 성격은 상아를 둘러싼 환경이나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키워드가 되어줄 줄 알았으나… 그냥 개그 소재로 활용되고 끝.

일러스트가 예쁘고 BGM도 적당하며 주역 두 명 풀보이스에 엔딩 보컬까지 딸려있습니다. 자동 모드 전환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시스템도 무난하네요. 텍스트 게임은 자동 모드를 선호하기는 하지만, 가끔 스샷을 찍으려면 멈춰야 할 필요성이 있거늘…;;

어쨌거나 고냥이가 귀여웠어요. 『방구석에 인어아가씨』는 주인공이 짜증난다는 평판이라서 그냥 건너뛰었는데, 나중에 생각나면 플레이해볼지도 모르겠네요. 당장은 계획 없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