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 The Moon ~달빛 그림책~

18금 여성향 게임의 화제작 『Under The Moon』의 팬디스크 『Under The Moon ~달빛 그림책~』입니다. 본편 이전 과거의 시점을 무대로 한 패러렐 월드예요. 애증과 순애, 양쪽 모두를 내세운 본편과는 달리, 이번에는 달달한 순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터라 과격한 내용에 대한 걱정은 접으셔도 될 듯 합니다. 일단 주인공 아셰가 본편처럼 벼랑 끝에 위태위태 매달려 있는 상황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상태여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듯하네요.

  • 레니 & 세이쥬
    쌍둥이들의 스토리는 드라마 시디의 파란만장한 삼각관계가 워낙 인상깊었던 터라… 기존 이야기를 각각의 루트로 반토막 내 축소시켜 놓은 듯한 게임 시나리오가 좀 시시하게 느껴지더군요. 게다가 이번엔 본편에 비해 쌍둥이들의 전체적인 비중이 팍 줄어버린지라 좀 아쉽네요. 레니는 아셰에게 한눈에 반했다는 설정이 그대로인데 비해, 세이쥬는 레니에 대한 대항의식 때문에 아셰에게 찝쩍거렸다는게 조금 씁쓸합니다.

  • 카일
    카일의 경우, 이전부터 아셰와 함께 지냈다는 설정덕에 다른 루트에서도 얼굴을 비치는 등 비중이 대폭 늘었습니다. 타루트에서는 아셰에게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의미심장한 대사를 내뱉기도 하는 등… 이번 팬디스크에선 은근히 카일을 밀어주는 분위기네요. 카일은 아셰를 홀로 짝사랑하며 애태우고, 아셰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를 억누르고 희생하려는 순애보적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봤자 본편에서 네녀석이 벌인 하극상을 어찌 잊을 쏘냐!
  • 세나
    세나는… 그 뒤틀린 성격은 여전합니다만, 막나가지는 않는군요. 세나 루트에서는 유일하게 아셰가 마계를 벗어나 인간계에 정착하는 엔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마계에서 아셰가 세나를 사육한다는 엔딩이었으면 재미있었을텐데 아쉽… 본편 세나 애증엔딩과는 상황 역전, 아 통쾌! 하지만 이러면 순애가 아니구나…
  • 제로
    본편에서 마음의 안식처였던 제로 루트에선, 무사히 아셰가 마왕에 취임해 제로를 사역마로 맞이 하는 모습이 뿌듯. 본편에서 둘만의 왕국을 세우고 영원한 충성을 맹세하는 엔딩도 매우 좋아했습니다만, 이런 평온한 분위기의 마무리도 좋네요. 또하나의 아셰도 행복을 붙잡았으면 해요.
  • 유난
    여전히 인형같았던 아셰의 약혼자 유난 루트에서는 늘 양부의 존재를 절대적으로 여기며 자신의 의지를 죽이고 살아온 유난이 아셰와의 만남으로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이게 되는 모습이 포인트. 그런데 마왕님, 진작 동생의 음모를 알고 있었으면서 그냥 방치해두다니, 너무 안이한 것 아니오? 최소한 경계를 해야할 것 아냐…;; 아셰가 칼찔려 저세상에 갔으면 어쩔 뻔했어?

팬디스크인 만큼 그렇게 길진 않지만 쌍둥이 루트를 빼곤 꽤나 즐겁게 플레이 했습니다. 본편에서 아셰가 언급했던 언니들(=아빠 애인)이 목소리 뿐이지만 슬쩍 등장하는 것도 재미있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