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더즈 ~사랑하는 오라버니~

 

여주인공인 스즈나는 하나뿐인 가족인 엄마가 재혼하게 되자, 새 아버지가 될 어머니 재혼상대의 집에 들어가 살기로 합니다. 스즈나는 새 아버지의 집안인 ‘카스가’ 가에 발을 들였을 때 새아버지에게 자신에게는 오빠들이 될 네 명의 아들들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고, 오빠들은 부모님의 재혼에 부정적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때마침 일이 생겨 일주일간 부모님들은 집을 비우게 되고, 네 명의 오빠들은 부모님이 부재중인 일주일 동안 자신들에게 여동생으로 인정을 받으면 부모님의 결혼을 찬성하겠다는 제안을 해오는데…

 

티아라모드에서 발매한 18금 여성향 게임입니다. 본편은 부모님 재혼 이전의 이야기인 프렐류드와 부모님 재회 이후를 다룬 스위트편으로 구성되어있고 추가 디스크를 설치하면 배드엔딩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랩소디 편을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별 엔딩을다보면 엄마 시점에서 펼쳐지는 짤막한 이야기를 플레이 할 수 있어요.

공략대상은 원리원칙을 따지는 딱딱한 성격의 장남 소이치로, 인기 모델이자 부모님의 재혼을 유일하게 찬성하는 차남 세츠토, 타인과 선을 긋는 아웃사이더 성향의 삼남 스바루, 스즈나와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자 같은 대학에 다니는 사남 요시타카, 그리고 2회차부터 공략 가능한 카스가가의 사용인 카게야마 등 총 다섯 명.

생판 남남이었던 다섯 남정네와 갑작스레 동거 생활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브라더즈. 황당한 상황 설정이랑 스토리 전개는 그렇게 신경 안쓰입니다만, 전체적으로 캐릭터의 성격과 시나리오 진행에 일관성 없는 부분이 눈에 띕니다. 삼남인 스바루의 경우가 가장 심한데… 다른 캐릭터들은 좀 어긋나는 부분이 보여도 뭐 그럭저럭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인데 반해 스바루의 경우는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네요. 다른 루트에선 전혀 언급이 없는 아버지와의 갈등도 그렇지만, 랩소디 루트에서 난데없이 찾아오는 신체장애는 좀…;; (한류열풍이라더니 한국드라마 벤치 마킹했냐고 버럭 소리쳐주고 싶은 심정… 그나마 시한부 불치병이 아닌 게 다행인가.) 스바루의 갈등에 관련된 내용은 다른 루트에서는 낌새조차 보이지 않았는데 좀 어이 없달까요. 다른 루트에선 프렐류드 편에서 나름 아웃사이더 행세를 하지만 그 이후에는 가족들이랑 잘 지내더만…;; 시나리오가 구리면 캐릭터라도 좀 일관성 있어야 할 텐데, 그것도 아니고…

스위트 편의 전개는 대체적으로 무난한 편이고… 랩소디 편 중에서는 요시타카 해피엔딩이 가장 괜찮았어요. 요시타카가 질투에 눈이 멀어 저질러 버린 과오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상처 입고 방황하지만, 결국 서로 외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이 좋았음. 가장 불만이었던 건 랩소디 편 스바루 루트. 왠지 어이 없었던 건 랩소디 편 3삐 엔딩(생각해 보면 일이 그렇게 꼬인 건 세츠토 때문인데, 병주고 약주냐…라는 심정이에요. 소이치로랑 스즈나 모두 세츠토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느낌이랄까요. 근데 이거 인물구도가 딱 버틀러즈 3삐엔딩을 연상시킴…;;).

그건 그렇고…

모든 캐릭터를 클리어하면 볼 수 있는 요 엔딩. 엔딩에 이르는 과정은 극히 건전한데다 불온한 낌새를 보이는 이벤트 하나 없는데(굳이 관련 이벤트라고 하면 수수께끼의 남자를 뒤쫒는 이벤트?), 요런 엔딩이 나오는 게 살짝 당황스럽습니다. 이 엔딩은 그냥 서비스 그 이상은 아니라는 느낌. 끼리끼리 놀려고 부모님들 여행 보내는 무서운 형제들…;;

이래저래 불만을 토로하긴 했는데 스바루 루트만 빼면 그럭저럭 재미있게 플레이 했어요. 티아라모드의 전작 버틀러즈보다 더 재밌었고. 근데 일본에서는 부모님의 재혼으로 이어진 피안섞인 의붓남매간의 사랑은 허용되는 분위기인 줄 알았는데 아닌 건가요? 우리나라에서야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나 허용 안되겠지만… 물론 단순한 가족인데 불미스러운 관계로 빠지면 안되겠지만, 서로의 마음을 확실히 확인하고서도 남매인 것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이 와 닿질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