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젯에서 제작하고 오토메이트에서 발매한 여성향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금단 연애 어드벤처를 표방하는 만큼, 제법 퇴폐적인 설정과 분위기를 풍기네요. 막장스러운 상황이나 관계도 제법 나오고. 예상보다 그리 질척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게임 테마가 꽃인지 제목도 그렇고 인터페이스 디자인도 그렇고, 등장 인물 이름이나 성격에 꽃이름과 꽃말을 매치시켰네요.
본인은 전혀 모르지만 어떤 음모 때문에 하쿠오 학원에 발을 들인 나즈나. 카노 형제를 비롯한 ‘금단 연애 클럽’ 멤버의 술수로 어이없이 거액의 빚을 떠안고 오빠 와비스케마저 인질로 잡힙니다. 나즈나는 어쩔 수 없이 ‘금단 연애클럽’이 제시한 내기에 응하게 됩니다. 그 내기의 내용은 그들이 질릴 때까지 방과 후 데이트에 어울릴 것. 그 와중에 나즈나가 누군가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면 패배, 끝까지 넘어가지 않으면 승리이지요. 첫사랑 때문에 상처 입은 뒤 두 번 다시 사랑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나즈나의 앞날은 과연 어찌 될런지…
공략 대상은 제멋대로에 고압적인 바보 형제 카노 아오이와 카노 아츠모리, 방탕한 양호 선생 후지 레이토, 월반한 천재 소년 사이온지 세리, 여학생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남장미인 야에하라 다리아, 나즈나를 무척이나 아끼는 오빠 카네다 와비스케 등 총 6명. 서브 캐릭터인 선생님들에게 눈이 갔는데 비공략 대상이라… 렌게 선생은 과묵하지만 마음 따뜻하고, 스오 선생은 귀축처럼 보이지만 은근히 좋은 구석이 있고, 유키야나기 선생은 게임상 가장 미친 게 틀림없네요.
챕터 3까지 공통루트고 챕터 4부터 개별 루트, 챕터 6에서 수치에 따라 금단 루트와 순애 루트가 갈립니다. 공통루트는 밝은 편이네요. 처음엔 전체적으로 얀데레물인가 싶어 기대했는데 나즈나를 향한 병적 사랑을 드러내는 건 오로지 오빠인 와비스케 뿐이고, 나머지는 그냥 정신적으로 병든 애들이 사랑하는 이야기란 느낌네요. 와비스케 빼고는 다들 주변 상황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상태에서, 나즈나를 통해 구원을 얻거나 위안을 받게 됩니다. 순애 엔딩에서는 시궁창에서 벗어나 행복을 얻고, 금단 엔딩에서는 함께 수렁에 빠져 상처를 핥는다는 느낌. 캐릭터마다 차이는 있습니다만 대체적으로 뭐… 금단 엔딩과 연애 연딩도 수치에 따라 하드와 노멀로 갈리는데, 노멀 쪽이 비교적 무난하게(?) 맺어지네요. 역시 뭐든 과하면 좋지 않은 듯해요.
서로 투닥거리면서도 의외로 서로 챙기는 푼수 형제 아오이와 아츠모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말은 험하게 해도 콩가루 집안에서 그나마 의지할 만한 사람은 둘밖에 없었을 테고… 아오이가 정신적으로 얼마나 궁지에 몰려 아츠모리에게 기대고 있었는지는 아츠모리 금단 엔딩에서 잘 드러나는 듯. 셋이서 뒹구는 아츠모리 금단 하드 엔딩에서 조금 놀랐습니다.
와비스케는 얀데레 스위치 들어가는 조건이 정확히 뭔지 궁금하네요. 본인 루트에서는 아오이 때문에 그 난리더니, 아오이 루트에서는 의외로 얌전해서 놀랐습니다. 후지 선생님 루트에서는 완전히 폭주해서 미쳐 날뛰고, 아츠모리 루트에서도 은근히 끼를 보이긴 하지만요. 사실 어렸을 적부터 나즈나를 오랫동안 방치한 뒤 불안에 잔뜩 절어 있을 때 나타나 나즈나 스스로 울면서 안겨들게 만들던 무서운 놈이긴 한데… 그동안 나즈나 모르게 뒷 공작 많이 펼친 듯합니다. 사실 내기에 순순히 걸려 든 것도 미심쩍고. 그리 순진한 녀석은 아닐 텐데…? 명확히 나오지는 않지만 역시 뭔가 속셈(목적은 나즈나?)이 있어서 유키야나기와 거래한 듯한 분위기도 풍기고…?
챕터별로 이야기를 진행하면 공략 대상중 하나를 선택해 금단 데이트를 할 수 있고, 각 장 마지막에 공략 캐릭터 시점의 짤막한 시나리오 금단의 과실이 나옵니다. 그리고 챕터 1~4 끝에 아날로그스틱을 굴려 그림자에 숨겨진 그림을 보는 블랙아웃이 나오네요. 블랙아웃 때 기묘한 대사가 흐르는데 거의 페이크입니다. 선택지는 캐릭터별 금단 수치와 순애 수치가 변화할 뿐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네요. 마지막에 수치에 따라 엔딩이 갈리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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