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라라라!!×5~6

이케부쿠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어딘가 망가져 버린 자들의 일그러진 사랑 이야기 『듀라라라!!』 5, 6권입니다. 시리즈 최초로 상하 구성입니다. 5권 표지 그림이 꽤 마음에 드네요.

4권에 이어서 이번 권에서도 기존 이케부쿠로 주민들이 등장함은 물론이요, 뉴페이스들이 이케부쿠로에 대거 유입. 북적북적 요란스럽게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래도 4권보다는 덜 산만한데다,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다는 느낌이네요. 여러 인물들이 제각각 활약하며 얽히고설키는 이런 군상극은 꽤 좋아하는 편이라 나름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다른 이들과는 특별한 무언가를 지니고 있지만, 그것에 취해 안하무인으로 날뛰지 않는다는 점이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결코 평범하진 않지만, 다들 자기 나름대로의 선을 지키고 있달까…

이번 이야기를 한마디로 요약해 보자면, ‘일상의 상실’…이려나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한 발짝 들어선 미카도와 세상에 별다른 미련 따윈 없지만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을 잃고 싶지 않은 안리, 이미 한 번 좌절을 맛보고 도망쳐버린 후 자신의 과거와 같은 길을 걷는 친구에게 차마 손을 내밀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마사오미… 이들 삼인방이 점차 나락으로 빠져드는 듯한 분위기를 띄는 게 조금 위태롭게 보입니다. 이 세 명이 예전처럼 다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찾아오면 좋으련만… 미카도의 일그러진 내면의 각성이 나중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도 기대중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마지막엔 별것 아닌 것 같았던 이들이 뒤통수를 치며 엔딩. 초중반까지 제 잘난 맛에 날뛰던 인물들은 다들 물먹었네요. 그나저나 뒤로 갈수록 강렬했던 1권의 포스를 깎아 먹는 이자야… 5권에서는 뭔가 그럴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더니 6권말에서는 결국…;; 이자야는 훗날 화려한 복귀를 이룰 수 있으려나요. 능력있는 매는 발톱을 감춘다는 말이 있듯이, 마의 도시 이케부쿠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내와 자중이 필요한 걸지도…

P.S. 1 다시금 강조되는 시즈오 최강전설. 우앙, 승용차로 공차기라니 무섭다…;;
P.S. 2 이번에 제작된다는 TV 애니메이션도 기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