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지대 인공섬에서 살아가는 독특한 사람들의 군상극 엣사대교 시리즈의 단편집(?)입니다. 읽어보면 전혀 단편집스럽지 않습니다만… 『가루구루!』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표지 한가운데, 그것도 홀로 컬러 채색되어 있는 지도소녀 유아를 보고 이번에는 좀 활약이 있으려나 싶었는데… 마지막에 엑스트라로 단 한 컷 출연하는 게 전부네요. 이누이가 움직이는 계기가 되었다는 정도에 의의를 두어야 하나…
서로 마주 보며 짖는 두 마리의 개 이누이와 쿠기, 잠자는 공주 리레이와 리레이를 천사라 여기는 본토에서 막 건너온 아저씨, 생각지도 않은 트러블 속에 따끈따끈한 분위기를 펼치는 이런저런 커플들, 이번에 섬에서 벌어지는 소란의 배후세력인 정의의 사도를 자칭하는 무리들이 얽히고설키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섬의 영웅 쿠즈하라 씨는 초반과 후반에 얼굴만 좀 비출 뿐, 이번 사건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네요.
정의의 사도를 자처하는 장사꾼들은 찌질한데다, 일방적으로 당하는 역할이라 별 감흥이 없고… 이래저래 이누이와 쿠기가 투닥거리는 모습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편에서 쿨하게 각자 제 갈 길 가나 싶더니,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계속 투닥거릴 기세네요. 하긴 엣사대교 시리즈 첫 번째 권인 『바우와우!』 에필로그 보면서, 이걸로 그 두 사람의 인연은 끝이겠거니… 했는데, 나중에 후속권에서 쿠기 군이 인공섬으로 되돌아왔을 때는 좀 벙쪘습니다.
서쪽의 잠자는 공주 리레이가 귀여운 것에 집착하는 게 어두운 과거와 관련이 있었다는 게 의외라면 의외. 소중한 친구의 복수를 이루는 장면이나, 후반부 헐레벌떡 달려온 이누이를 벙찌게 만들고 납치범들을 떡실신 시키는 장면 등… 이번에 제법 리레이의 활약이 많았네요.
그리고 여러 커플들의 행보. 야쿠모랑 나즈나는 차근차근 건전한 교제관계를 잘 밟고 있는 것 같고, 준의 감정은 여전히 이누이에 대해 일방통행이지만 조금 친해진 계기를 만들어 기뻐하는 것 같고, 서구획의 보스 리팡은 은근히 신경쓰이는 보케탐정 샬롯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위엄이고 뭐고 무너지는 상태…랄까요. 시스콤 셜록은 여전히 누나에게 휘둘리고요.
어쨌거나 이번 권을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은 만큼, 후에 발매될 뒷이야기 『5656! 파트2』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