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이 일반과학으로 인지되고 있는 학원 도시. 그 안에 있는 입시학원 ‘미사와 학원’에 한 명의 무녀가 붙잡혀 있고, 그 주모자는 마술쪽 인간이라는 얘기를 전해 들은 토우마. 토우마는 그 정보를 전해준 마술사 스테일과 함께 도시 한가운데 불길하게 서 있는 학원 건물 안으로 진입하게 되는데… 마술사, 딥 블러드, 인덱스, 그리고 카미조 토우마. 모든 선이 교차할 때, 이야기는 시작된다―!
전편에서 약 일주일 후에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1권에서는 무엇을 하든 거침없던 토우마가, 이번 권에서는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고민하는 등 자기 스스로 제동을 걸어서 좀 머뭇거리는 면이 있네요. 토우마는 이전과 본질이 변하지 않았기에, 어째 쓰잘데기 없는 걱정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적으로 등장한 아우레올루스 이자드는 단 하나의 바람을 위해 모든 것을 버렸지만 어이없게도 다른 사람이 그 바람이 달성해버리는 바람에 그간의 노력도, 마음속에 품고 있던 희망도 모두 잃고 배드엔딩을 맞게 된 불쌍한 인물. 양쪽 모두 똑같은 바람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상을 실현한 토우마와 이상을 실현하지 못한 아우레올루스의 대비가 인상깊더군요. 두 사람과는 다른 위치에 서서 소녀의 행복을 지켜보며 만족하는 스테일도 안쓰럽다면 안쓰럽고.
이번에 등장한 딥 블러드 히메가미 아이사는 토우마가 사건에 개입한 계기가 되긴 했지만, 그다지 비중 없음. 작가후기에 나온 대로 ‘히로인이 될 수 없었던’ 불쌍한 소녀입니다. 누군가를 돕고 싶다고 간절히 바랬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룰 수 없었다는 점에서 아우레올루스와 닮은꼴.
인덱스는 별다른 활약이 없긴 한데, 소설이 진행되는 내내 인덱스가 토우마에게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인가를 끊임없이 상기시켜주는지라 히로인으로서의 위상은 지킨 듯. 토우마가 지켜야 할 존재, 토우마의 일상을 유지시켜주는 존재라는 점에서 인덱스는 충분히 토우마에게 존재의의를 부여하고 있네요. 이번 사건의 원인이 된 것도 사실은 인덱스였고… 다만, 네서세리우스의 정식멤버임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기절하고 끝나는 건 좀 허무하다는 느낌.
후에 인덱스가 공기화되고 다른 히로인들이 치고 올라온다는 말이 많긴 한데… 저는 토우마랑 인덱스 커플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1권에서 “기억따위 뭐그리 대수냐, 나라면 끝까지 거짓을 관철해서라도 소녀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선언한 토우마의 다짐이 마지막까지 지켜지길 바라거든요. 이번 권에서도 ‘세상 모든 것과 자기자신을 속여서라도 인덱스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다짐을 착실히 지키는 토우마의 모습을 보니 안심. 지금 두 사람의 관계를 봐서는 인덱스가 토우마의 곁에 계속 머물기를 바라는 한, 토우마는 인덱스의 손을 놓지않을 거예요. 인덱스는 다른 히로인보다 제법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셈이니 안심해도 되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