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신입생 하즈키 미츠구는 같은 고등학교 2학년생이자 사촌 누나인 리온이 만든 동아리 혁명부에 강제가입하게 됩니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이 혁명부란 동아리의 목적은 무려 혁명을 일으켜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것! 이에 따라 혁명부는 리온의 원대한 뜻을 이루기 위한 자금 마련 활동에 뛰어드는데…
저돌적인 민폐 미소녀 리온이 꿈꾸는 이상적인 나라를 세우기 위해 결성된 혁명부에 소속되어 죽어라 고생하는 주인공 미츠구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민폐 미소녀 부장이 이끄는 동아리에 남2여3의 구성, 민폐 미소녀에게 휘둘리는 주인공 등 딱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요소가 한가득이네요.
혁명부 부장인 리온은 모험가인 아버지를 따라 전 세계를 누빈 행동력 강한 인물로 뛰어난 무술실력에 각종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재. 그리고 그 아래 모인 면면들 역시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홀로 자신이 최고라는 망상에 빠져 허우적대는 무능 자뻑 캐릭터 코타, 의욕만 넘치는 맹순이…인줄 알았더니 사실은 천재인 유즈 등과 같은 비상식인이 득실득실. 그나마 미츠구와 함께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오리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초절정 미소녀이고요. 인물들이 지나치게 작위적인 느낌이 강해서 크게 매력은 못 느끼겠더군요.
혁명에 좋아라 하며 몰두하는 건 진두지휘하는 리온과 코타, 유즈 등 세 사람이고 미츠구와 사오리는 어디까지나 거기 휘말려 끌려가는 형국이긴 한데… 리온의 주먹에 굴복해 혁명부에 참가한 미츠구는 투덜거리면서도 끝까지 따라갈 기세고(이녀석, 은근히 M?), 미츠구 하나 보고 울며겨자먹기로 참가한 사오리는 싫은 기색이 역력하지만 눈물을 머금고 모든 걸 참아내는 중.
혁명부의 성장은 리온 아버지의 명성 혹은 인맥을 이용한다든가, 초절정 미소녀 사오리의 활약이라든가, 미츠구의 아버지가 때마침 프래그래머라 미츠구도 그쪽에 어느 정도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혁명부 사업 사이트에 필요한 프로그램 구축을 아버지 회사에 의뢰해 싸게 처리한다든가, 리온의 계획을 현실로 이끌어주는 설비를 설계를 해낸 초천재 유즈의 능력이라든가… 작위적이랄지 상황에 착착 맞아떨어지는 우연에 기대는 성향이 강해서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네요. 정말 짜고치는 고스톱도 아니고 말이죠. 특히 혁명부의 슈퍼 에이스 사오리가 없었다면 혁명부가 이렇게 단시간 내에 자회사를 거느리고 주식공개까지 할 정도로 성장하지 못했을 듯. 뭐, 혁명부의 진정한 목적은 건국이라고 리온이 천명했으니 앞으로도 스케일 크게 놀겠지만요.
그나저나 오로지 미츠구를 향한 연심 하나만으로 리온의 횡포와 코타의 꼴값과 온갖 수치 플레이를 감내하고 있는 사오리에게 봄날따위는 오지 않을 것 같아 조금 안쓰럽네요. 미츠구 이녀석, 초미소녀 소꿉친구가 이렇게 티나게 자길 좋아하는데 전혀 눈치채질 못해…;; 리온을 이성으로 인식하는 때도 있으면서 어째선지 사오리는 전혀 이성으로 느끼지 않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