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금 남성향 게임 브랜드 âge의 인기작 『네가 바라는 영원 ~Latest Edition~』를 플레이해봤습니다. Latest Edition은 기존 게임에 연출강화 및 그래픽을 다듬고, 소량의 신규 CG와 신 오프닝을 추가, 팬디스크에 수록되었던, 만일 이 때 타카유키가 다른 선택을 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내용을 담은 1장 if 스토리 「네가 바라는 1장」과 2부 엔딩후의 후일담을 다룬 3장을 포함한 최신판입니다. 본편은 TV 애니메이션으로, 3장 하루카 편은 OVA로 발매되었다는 듯하네요.
1장에서는 갈등을 빚으면서도 성장해가는,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의 학원 연애물스러운 느낌이 풀풀 풍겼으나… 충격적인 1장의 마무리 이후 2장에서는 답답하고 현실적인 분위기로 돌변합니다. 과거의 행복한 시간과 대비되어 서로 엇갈려 버린 2장의 이야기가 더욱 무겁게 느껴져요.
삼각관계인 타카유키와 하루카, 미츠키 이 세 사람의 관계에 아무도 잘못이 없고, 어떤 선택이 올바른지 명확한 정답도 없고, 어떤 결말을 맞이해도 누군가는 상처입을 수 밖에 없는 갑갑한 상황… 그 누구도 잘못이 없는데 다들 괴로움에 몸부림 치는 것도 알겠고, 타카유키가 똑부러진 결단을 못내리고 하루카와 미츠키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도 납득은 갑니다. 사람 감정이란 게 칼로 베어낸 듯 뚝하고 잘라낼 순 없는 거죠. 그런 방황도 인간적이라 할 수 있겠고.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덮을 수 없는 초특급 찌질 행각을 벌이는 타카유키를 보고 있자니 뒷골이 땡기네요.
여러 처자들이 대체 무슨 콩깍지가 씌여서 타카유키 하나에 목매다는지 좀 어리둥절하기는 한데… 학창시절엔 제법 괜찮은 성격이긴 했으나, 2장에서는 그것도 아니고. 3장 스탠딩 CG가 제법 훈남으로 나오니 외모빨로 넘어갔다고 봐줘야 하나…;; 어쨌거나 등장인물들이 고뇌하고 상처받고 상처를 주며 진창을 굴러도 다시 일어나 현실을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플레이 중 복창터지는 부분이 제법되고, 몇몇 루트는 어이없는 전개와 결말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본편 엔딩 이후를 그린 3장은 하루카, 미츠키, 아카네 각각의 해피엔딩 뒤에 벌어지는 후일담. 3장은 전체적으로 하루카의 존재감이 강합니다. 본편에서도 대단했지만, 3장에서 보여주는 그 강인함은 굉장해요. 연인의 꿈을 위해 헤어지는 걸 선택하고, 친구를 위해 이별을 고하고, 동생을 위해 옛 연인의 등을 떠밀 수 있는 정말로 강한 아이. 3장에서는 본편 하루카 루트가 미츠키 루트보다 미흡했다는 걸 신경썼는지, 하루카 편에 힘을 쏟았다는 느낌. 하루카 편은 타카유키와 하루카의 갈등과 이를 뛰어넘는 과정에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골고루 나와줘서 좋았어요.
신지는 타카유키의 선택을 존중해주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려 노력하지만, 하루카랑 연결고리가 약하고 미츠키와 더 친밀하다보니 아무래도 얘가 심정적으로 미츠키 쪽으로 기우는 게 눈에 보여서, 이게 당연한 모습이긴 한데 네 사람중 하루카가 소외된 것 아닌가 싶어 좀 아쉬웠습니다만… 미츠키 후일담에서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하루카와 신지 사이에도 확실히 우정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게 좋더군요. 하루카와 신지의 이별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P.S. 마나마나 무서워요. 얀데레 부들부들. 스스로를 주체 못하고 폭주하는 마나미와 같이 망가지는 타카유키를 보니 한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