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피아니시모

코가도사의 뮤직엔젤 시리즈 제1탄 『디어 피아니시모』입니다. 뮤직 액션 게임 중 최신작이기도 하고요. CD나 DVD대신 피규어 형태의 USB 메모리에 게임을 수록한다느 참신한(…) 발상덕에 화제가 된 듯 한데… 저처럼 피규어에 관심 없는 사람에겐 그다지 호소력이 없는 듯 싶네요. 128MB USB메모리에 수록된 게임인 만큼 용량도 약 90MB로 꽤 적은 편. 캐릭터 보이스는 당연히 없고 스토리도 외길루트예요. 볼륨이 너무 작다는 느낌입니다.

어린 쌍둥이 여동생을 부양하며 살아가는 근로 청소년 슈는 강가에서 노래를 부르는 음치소녀를 보게 됩니다. 별다른 드라마틱한 전개 없이 스쳐지나가는 두 사람. 그러나 피자배달을 마치고 돌아가던 도중, 슈는 횡단보도에 서있는 소녀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러다가 폭주 트럭에 휘말려 사고를 당하게 되고, 눈을 뜨자 낯선 학원에 와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되지요. 그곳은 태어난 지 8888일 이내에 죽은, 이승에 미련이 남은 영혼이 머무는 곳으로 다시 살아 돌아갈 구제책이 마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 구제책이란 일주일 뒤 열리는 ‘레콩코르소’에서 우승하는 것. 두명씩 정해진 대전 상대가 악기연주 또는 노래실력을 겨뤄, 그 중 이긴 한 사람은 살아돌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슈의 대전 상대는 강가에서 노래 부르던 소녀, 나기였는데…

아아, 이 얼마나 잔혹한 설정인가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전상대에게 죽음을 안겨줘야 하다니…;; 설정대로라면 『심포닉 레인』처럼 한없이 우울한 분위기로 끌고갈 수 있는 소재이긴 한데, 꽤 가벼운 분위기로 전개됩니다. 여기저기 개그분위기를 많이 띄는데, 이게 왠지 겉도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여왕님과 메이드에서 왠지 후덜덜…)

피아노의 요정 ‘피아노’는… SR의 ‘포니’ 만한 매력은 없는 듯. 스토리상 중요한 역할이긴 한데, 등장도 적은 편이고(게임자체가 짧으니 어쩔수 없나). 그 외 나름대로 중요 조연 캐릭터를 좀더 잘 살렸으면 좋지 않았을까 해요. 특히 나루미의 경우 잘 다듬으면 루트를 하나 더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이전 뮤직액션게임에 비하자면 많이 딸리는 느낌이지만, 적은 용량에 비해서는 꽤 알찬 게임인 듯 합니다. 딱히 귀에 남는 곡은 없지만 엔딩 테마곡인『epilogue』가 그럭저럭 마음에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