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수강림담 -건너라, 달빛이 비치는 모래바다-

동료들과 떨어져 사막 한가운데로 떨어진 아리아는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아리아는 사막을 건너던 중 우연히 어머니의 일족의 우호민족인 유목민족 센드라족을 만나게 됩니다. 한편, 아란담 기사단으로 돌아온 셰난과 일행들은 변해버린 아란담 기사단 내에서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환수강림담』 시리즈의 여덟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 권에서는 광염과 함께 사막에 떨어진 아리아의 여정과,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도는 아란담 기사단에서 제각기 움직이는 여러 인물의 이야기로 나뉩니다.

일단, 광염과 함께 방랑의 길에 나선 아리아의 이야기부터… 어머니의 일족인 방랑민족 소류트족과 우호관계인 유목민족 센드라족과 페가서스의 무녀공주인 키라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문화와 사상을 접함으로써 자신이 가져왔던 고정관념에 대해서 깨닫고, 그동안 조작된 사실을 믿어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 아리아. 이번 여행을 계기로 좀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습니다. 아리아가 여전히 착실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네요.

봉인이 풀린 이후 아리아가 광염과 확실한 교감을 이루게 되었다는 점도 좋아요. 그런데, 비록 처녀로 남더라도 죽을 때까지 환수와 함께 할 수 없다…라는 점은 광염 파트너 엔딩을 지지하던 제 입장에 커다란 걸림돌이…! 으음, 생각해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지만…

우선 빛의 뿔을 가진 황금의 용
이어서 새와 짐승의 제왕
그 이후로 심연에 잠자는 커다란 바다뱀
또는 차가운 척안의 흰 늑대
뒤이어 하늘을 나는 하얀 익마
다음은 죽음을 부르는 뱀의 왕
그리고 홍련의 불꽃의 불사조
마지막은 어둠에 물든 지옥의 문지기
남은 하나는 ── 아무도 모른다.

위의 인용구는 센드라족에 전해지는 민요입니다. 이번 권에서는 ‘리아라의 사도’인 아홉 환수에 대한 좀더 자세한 이야기와 그동안 미심쩍었던 광염의 정체에 대한 의문도 밝혀졌고, 광염과 쌍을 이루는 어둠의 영수 케르베로스와 아리아의 모계혈족인 창(蒼)의 일족 사이의 관계가 드러납니다. 그리고 창의 일족이 자취를 감추게 된 건 어둠의 영수 케르베로스를 숭배하는 이교도 집단 때문이란 사실도… 안 그래도 아리아를 노리는 세력이 많건만, 이교도 집단까지 아리아의 뒤를 쫓게 생겼네요. 이교도 집단 측이 아리아를 쫓는 목적은 다른 무리와는 다르겠습니다만. 이번엔 센드라족에 마수를 뻗친데다가 아란담 기사단 쪽에도 이교도 집단의 손길이 미치는 모양인데…

아란담 기사단 측은 아리아에 대한 마음을 자각한 뒤로 아리아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 셰난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타인에 대해 관심이 없던 왕자님이 스스로 여러 사람과 이런저런 관계를 맺는 것이 포인트려나요? 우선 아리아를 걱정하는 동지로서 셰난과 마르체 사이에 맺어진 우호관계. 이번 편에도 마르체는 무척 귀엽네요. 그녀가 남몰래 품은 짝사랑이 꼭 이뤄지길 기원합니다. 성사되면 그야말로 최고의 미남미녀 커플! 2세가 기대됩니다. 둘째로는 아리아를 사이에 두고 엇갈린 감정을 품게 되는 셰난과 딕스라던가… 근데 셰난에겐 전혀 악의가 없겠지만, 안 그래도 심란한 딕스를 찾아가 불난 집에 기름 쏟아붙는 행동을 하는 건 좀… 현재 셰난은 라일에 대해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면서 딕스는 그저 아리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얘기 상대로 인식하고 있는 상태인데, 사실은 딕스가 숨겨진 복병이라는 사실을 언제쯤이나 깨달을런지… 그 외에도 셰난은 왕가의 암습을 피해 윈즈람과 이브리다의 거처로 몸을 피신하게 된 터라 이들과도 연결고리가 생긴 듯하네요. 

셰난의 움직임이 두드러졌지만 오렐리도 아리아의 행방을 찾을 단서를 얻기 위해 금지된 비고에 발길을 옮겼습니다. 오렐리는 그곳에서 이야기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미칠 무언가를 잡아낼 수 있으려나요. 앞으로도 그가 아리아와 돈독한 사제관계를 유지해 주길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