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사 마리아 2: 상흔에 사신을, 숙명에 피의 드레스를.

귀족들이 모여 사는 상류가에서 일어난 마물사건을 조사하던 중 알프레드의 실가에 들리게 된 마리아 일행. 그들은 그곳에서 알의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 황폐해진 메이라 자작가를 지키고 있는 알의 누이 엘리자베스를 만나게 됩니다. 그곳에서 잠시 엘리자베스의 악마퇴치용 초커를 빌린 마리아는 혼을 공유한 존재인 타천사 플레임의 존재 때문인지 부작용으로 쓰러지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플레임에게 육체의 지배권이 넘어간 상태였는데…

TCG 『몬스터 컬렉션』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소설 중 하나인 『소환사 마리아』 제2권입니다. 특무부대 엔젤네스트 소속 엉터리 소환술사 마리아와 유쾌한 동료들의 좌충우돌 마물퇴치기예요.

엘리자베스에게 빌린 초커의 영향으로 플레임에게 육체의 지배권을 빼앗긴 마리아. 육체를 잃은 뒤 본의 아니게 쭉 자유를 구속당한 플레임은 마리아의 육체를 지배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고만장해져서 도무지 마리아에게 몸을 돌려줄 생각을 안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플레임은 마리아의 육체를 이용해 알을 함락시킬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상태. 마리아, 정조의 대위기!

플레임의 폭주로 정조의 위기에 빠진 것도 큰일이건만, 마리아를 노리는 마수가 뻗어온다는 것도 문제! 평소 같으면 플레임의 힘으로 손쉽게 격퇴하겠지만, 초커의 부작용으로 플레임의 힘이 봉인되어버려 전혀 힘을 쓸 수가 없습니다. 모처럼 자유를 만끽하는 플레임은 마리아의 육체를 포기하기 싫은 마음에 계속 고집을 부리고, 그 와중에 마리아는 알의 변화를 목격하게 되는데…

마리아를 ‘마리아 엄마’라고 부르던 나나의 호칭이 ‘마리아님’이라고 바뀌었다든가, 플레임의 맹활약을 오인해서 마리아가 엄청난 실력자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던 알이 마리아를 덜렁이에 능력 없는데다 무대포라고 인식하고 있다든가…  2권에서는 1권과 좀 다른 부분이 눈에 띄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지만, 그런 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고…

마리아가 플레임에게 휘둘려 마음 속으로 절규한다든가, 플레임의 흑심 때문에 마리아랑 알이 뜻하지 않게 야시시한 분위기에 빠진다든가, 마리아랑 알이 그럴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부분 등이 기억에 남네요. 마리아를 잘 따르는 나나도 귀여웠고요. 알의 또다른 인격 프레드가 등장했을 때는 좀 마뜩치 않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마리아, 알에게 깃발꽂기 성공! 그런데, 알은 확실히 마리아를 의식하고 있지만 마리아 는 지독한 파더콤이라 알을 그다지 이성으로 인식하지 않는 상태라는 게 문제네요. 위기일발의 상황, 둘이서 어둠속에서 숨죽이고 부둥켜 안고 있는 와중에 떠올리는게 아빠라니…;; 알의 성격도 성격인지라, 갈길이 멀어보이기만 하는 두 사람이네요. 이번에 마리아는 그동안 알이 애용하던 메이라 가의 가보인 마검을 선물받았으니, 다음에는 좀 더 진전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건 그렇고 1권에서는 건물 하나를 날려먹더니, 이번에는 상류가를 붕괴시킨 마리아 일행. 물론 직접 파괴한 것도 아니고 사건을 해결한 공적 또한 매우 크긴 하지만, 매번 이런 막대한 피해를 몰고 오면 점점 악명만 쌓일 듯하네요. 상관인 글루먼 중대장에게는 만날 쪼이기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