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천의 세레나리아 ~What a beautiful world~

비공정 우르멘슈를 타고 재색의 하늘을 누비는 이인조 코니와 셰라, 그리고 애완동물 마우마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비행을 마치고 거점인 제국령 변경도시 다이라스에 귀환한 코니는 주점에서 제국군인에게 쫓기는 신비로운 소녀 야로와 만나게 됩니다. 곤경에 처한 소녀를 이끌고 제국군의 추격을 피해 코니 일행이 다다른 곳은 ‘맨 끝의 바다’. ‘맨 끝의 바다’와 그 너머 온 세상을 감싸고 있다고 전해지는 ‘세계의 수각’은 세계의 끝이라 일컬어지는 곳으로, 그 너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국군이 바로 뒤까지 쫓아온 절체절명의 상황, “세계의 수각”을 빠져나온 코니 일행의 눈앞에는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푸른 하늘과 바다가 드리워진 아름다운 세계, 세레나리아의 경치가 펼쳐지는데…

 

18금 남성향 게임 제작사 라이어 소프트에서 내놓은 스팀펑크 시리즈 첫 번째 작품입니다. 전부터 같은 스팀펑크 시리즈인 『혁염의 인가노크』랑 『칠흑의 샤르노스』를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전작부터 클리어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돌려봤습니다.

신비한 소녀 야로와의 만남을 계기로 전부터 꿈꿔왔던 ‘세계의 수각’ 너머의 세상을 접하게 된 코니와 셰라. 낯선 땅에 착륙해 처음 만나게 된 존재는 사람의 말을 하는 거대한 새였으니… 인간이 지배하는 ‘기지세계’와는 달리 ‘미지세계’인 세레나리아는 여러 종족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으며, 대화로써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지성체를 “사람”이라 칭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새로운 세상에서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며, 제국이 노리는 ‘녹색비본’만을 남긴 채 홀로 떠나버린 야로의 뒤를 쫓는 코니 일행. 때때로 어쩐지 신경쓰이는 청년 칼베르티와 함께 행동하기도 하며, 이런저런 고난을 헤쳐나가는 코니 일행 앞에 거대한 음모의 암운이 드리워지는데…

게임은 스토리가 진행되는 어드벤처 파트와 미지세계를 탐험하고 맵을 돌파해 목적지를 다다르는 시뮬레이션 파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파트에서는 각 마을을 돌아다니며 무역을 해서 돈을 벌고, 식사 커맨드를 이용해 정보를 얻거나 의뢰수행을 받으며 진행합니다. 사실 돈 같은 건 게임 진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크게 의미는 없는 것 같지만… 맵을 진행하는 동안 새 아이템을 얻기도 하고, 작은 이벤트가 발생하기도 하지요.

아름다운 세계 세레나리아가 주된 배경인데다, 세레나리아 사람들은 대부분 도덕 건전하고, 주인공 코니도 밝고 희망차고 긍정적인 성격이라 전체적인 분위기는 밝습니다. 주인공은 코니이긴 한데, 다른 여러 인물들의 시점이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 군상극이라는 것이 특징. 코니와 여러 인물들 시점에서 진행되는 현재의 이야기 중간중간에 과거의 이야기가 마치 동화처럼 짤막하게 삽입된다는 것도 인상적이네요. 게임 내에는 현실의 지명이나 인물, 기타 등등의 요소를 차용한 부분이 많으니, 실재와 게임상의 내용을 비교해 보며 플레이하는 것도 나름 즐거울 것 같습니다.

게임 에필로그에 에이다가 전신통신으로 서향의 소설가 메어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메어리는 「칠흑의 샤르노스」의 여주인공 메어리가 동경하는 인물인 천재여류작가 ‘메어리 셸리’입니다. 게임을 올클리어 한 뒤 플레이 할 수 있는 EX 시나리오에 등장하지요. 근데 EX 시나리오는 떡밥만 뿌려놓고 끝나서… 그 뒷이야기는 팬디스크를 플레이 해봐야 하는 듯.

본작의 주연급 캐릭터인 칼베르티는 곧 발매될 스팀펑크 시리즈 최신작 『백광의 바르시아』에 등장하는 모양. 코니 일행과 떨어져 단독 출연인가…? 이번에는 어떤 활약을 할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