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네무라 아리나의 최신 연재작입니다. 전부터 아리나 작품은 스토리 쪽엔 딱히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었던 데다, 전작인 『신사동맹 크로스』의 정줄놓은 막장전개에 질려 별 기대는 안하고 봤는데… 이건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네요. 전처럼 막나가지 않아서 다행.
때는 헤이안 시대. 어린시절 부모님과 오라버니를 여의고 오랫동안 천애고독의 몸으로 살아온 14세의 사쿠라히메.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약혼자 오우라 친왕과의 결혼을 앞둔 사쿠라히메는 한번도 만나러 온 적이 없는 주제에 갑자기 수도로 올라오라는 친왕의 태도에 불만을 품고서 만월의 밤에 가출을 감행합니다. 그 와중에 사쿠라히메는 자신을 노리는 요고와 맞딱뜨리게 되고 자신의 출생과 운명에 대해 알게 되는데…
헤이안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물입니다. 카구야히메의 피를 이어받은 달의 공주이자 인간을 해치는 괴물 요고를 쓰러뜨릴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사쿠라히메와 그녀의 약혼자로 점찍어진 천황의 아들 아오바를 중심으로, 천황을 위시해 사쿠라히메를 이용하려드는 인간과 그런 인간을 증오하는 달나라 사람간의 대립구도로 이야기가 전개될 듯하네요.
첫만남(…이라고는 해도 이미 아오바는 사쿠라를 먼 발치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지만)이 최악이었던 사쿠라히메와 아오바가 서로 마음이 통하는 과정이 좀 어이 없었습니다. 상대에 대한 호감을 품고 있으면서도 쪼잔스런 앙심때문에 여주인공을 죽이겠다고 가슴에 화살 박아 넣는 남주인공이나, 자기 죽이겠다고 눈 부릅뜬 남주인공의 모습에 한눈에 반해버렸다는 여주인공이나… 둘 다 만만치 않네요. 둘다 은근슬쩍 바보스러운 구석도 있고. 뭐랄까… 한 쌍의 바퀴벌레?
남주인공 아오바는 이 작품내에서도 그렇지만, 역대 아리나 작품 캐릭터들 중에서도 순위권을 다투는 찌질함을 보여줘서 영 정이 안갑니다. 이녀석 밀어주겠다고 한 발 물러서서 양보하는 동궁 후지무라사키가 좀 불쌍한 듯. 후지무라사키 첫 등장시 치졸한 인물인 것처럼 주변에서는 말합니다만, 사실 이쪽이 아오바보다 성격도 좋고 배포도 있네요. 달측 인물인 엔쥬 역시 아오바 보다 훨씬 나아보이고… 아오바, 남주인공인 주제에 너무 주변에 밀리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