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주계 폴리포니카 3&4화 완결편

세계존망을 건 거대한 스케일로 확대된 폴리포니카, 그 완결편입니다. 코티의 과거와 밝혀지지 않은 진실, ‘탄식의 이방인’의 목적 등 이번 이야기는 정말로 흥미진진하게 흘러가더군요. 서로의 존재에 대한 믿음과 관계, 소통… 등이 이번 이야기의 핵심.

세계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테러. 이로 인해 사회의 분위기는 뒤숭숭해지고 치안은 악화됩니다. 이를 뒤에서 조종하던 ‘탄식의 이방인’은 그틈을 노려 그들의 목적을 이루려하는데… 그들이 노리는 것은 일찍이 주세신이 세상을 만들어낼 때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네개의 주세악기. 그저 전설로만 치부될 뿐 세간에는 실존하는지 알려지지 않은 주세악기는 세상을 뒤흔들만한 힘을 가지고 있고, 실재 악용된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대로 이를 수호하기 위해 존재해 온 것이 바로 신곡악사의 정점이라 일컬어지는 사악성이지요. 그런 사악성 중 하나인 토르바스 신곡학원장 시다라 레이토스의 관리하에 있던 무한건반(인피니티 피아노)을 비롯해, 나머지 세개의 주세악기도 모두 ‘탄식의 이방인’에게 탈취당하고 맙니다. 그리고 주세악기를 이용해 그들이 궁극적으로 이루려하는 것은 바로 ‘재주세(再奏世)’. 기존의 세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 내려 하는 것이었으니…

그러나 재주세를 행하기 위해서는 주세악기만으로는 불완전. 주세신이 연주했던 진정한 신곡, 시원신곡(始原神曲)의 악곡이 있어야만 세상을 재구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탄식의 이방인’의 총재인 산테라 볼존은 주세신을 도와 주세를 행했던 시조정령중 하나인 붉은 여신 코티카르테를 이용해 그 악보를 뽑아내려하는데… 세계멸망을 막기 위해 일어선 포론과 유핀리, 렌바르트 일행은 과연 ‘탄식의 이방인’의 야망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인가?!

 

삐뚤어진 천재가 폭주하면 정말 뒷수습하기도 어렵군요. 고립된(코티의 표현을 빌리자면 단절된) 천재와 그에 대항하는 유대의식으로 뭉친 보통사람들…이라는 건 꽤나 흔해빠진 구조 같긴합니다만, 거부감이 든다거나 식상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더군요. 유기리 자매와 그외 학우들이 마지막에 이리도 대활약을 할 줄 몰랐습니다. 해변에 옹기종기 모여 응원할 때, 얘네들은 왜나오나 했었는데… 나중에 우르르 뭉쳐서 포론네 쫓아갈 줄은 예상치 못했음. 그리고 자의식 과잉의 거드름쟁이 단구이즈가…의외로 거물이네요. 여러가지 의미로 범상치 아니하다…;;

화이트 커플, 찬조출연

포론의 졸업

막바지에는 하얀 여신님이 슬쩍 출현해 주셨습니다. 산테라 볼존이 벌인 일들을 간단히 수습할 정도로 강대한 힘을 지닌 모양인데…(게다가 부하까지 딸려있다…?) 아무리 코티카르테와 엘레인두스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힘이 약해졌다고 해도 밸런스 차이가 너무 심한 것 같은 느낌이… (안그래도 게임하는 내내 신곡 유무에 따른 편차가 무지커서 코티카르테가 강하다는 느낌이 별로 안드는데… 그래도 마지막의 활약으로 체면 회복한 듯.)

하얀 여신과 그 부하에 대한 이야기는 화이트 시리즈를 접해보면 알 수 있겠지요. 이야기 중간에 코티카르테와 엘레인두스가 언급했던 대재앙과 그로인해 흩어졌다는 나머지 시조정령들의 행방이 무척이나 궁금하네요. 블랙이나 블루 시리즈에도 시조정령의 존재가 등장하려나요?

제목 그대로 신곡을 연주하는 세상인 폴리포니카. 키네틱 노벨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음악이 중심이 되는 세상이라는 세계관 설정과 소재 선정은 탁월했다는 느낌입니다. 글과 음악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킵니다. 단순히 글만 접했다면 이렇게까지 몰입되지는 않았을 듯… 장면이야 머릿속으로 상상할 수 있다쳐도 분위기에 맞는 곡조를 상상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비슷한 이미지의 음악을 대입하는데도 한계가 있고…

이 게임은 주인공인 포론과 코티보다는 주변 캐릭터들이 더 매력적으로 비쳐지더군요. 코티는 꽤 인기있는 모양인데 저에게는 그저 무덤덤한 감각 뿐. 뭔가 캐릭터 자체가 시류에 따라 노린 느낌이 많이 들어서 그럴까요…? 그저 단순히 취향이 아니어서… 라는 점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신곡학원 전문과정 진급직전에 이뤄진 코티와의 재회에서부터 졸업까지…2년 남짓한 기간동안 일어난 포론의 공사다망한 학원생활이 그 막을 내렸습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소설로 이어지는 모양이에요. 앞으로도 츠게 일당(^^)의 활약은 계속되겠군요.